가이드인 줄 알았는데 만병통치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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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버스 소설 속, 이름도 알 수 없는 생소한 몸에 빙의한 연호. 괴물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도시를 뒤집고, 에스퍼가 날뛰고 다니는 치열한 세계 속에서 툭하면 죽어버리는 엑스트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을 사리고 살아가던 연호는 어렸을 때 친구를 맺었던 소설 속 악역, 현성이 폭주하는 것을 막게 된 이후 작은 희망을 품는다. 가이드가 희귀한 세상이라 대우도 좋았고, 무엇보다 가이드라면 자신을 지켜주겠다는 에스퍼가 한 명쯤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가이드로 발현한 줄로 착각한 연호는 가이드 검사를 받게 되는데…. “…예? 가이드가 아니라고요?” “네. 저희도 의아해서 몇 번이나 검사를 반복해 봤는데, 연호 씨는 가이드가 아닙니다.” “그럼… 저는, 뭔가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리둥절해하던 연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기묘한 정체를 알고 경악한다. 가이드도 아니고. 에스퍼로서 치유 능력이 발현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만병통치약을 만들 수 있는 스킬이 생긴 것도 아니고. 내가, 내 몸 자체가 만병통치약이라니! 피도, 체액도, 심지어 몸에 떠돌아다니는 기운마저 모든 걸 치유한다고? 의사 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이런 건 소설 내용에 없었잖아요! 내 한 몸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원했는데, 지키기는커녕 자양강장제 삼아 푹 고아 먹겠다는 사람이 안 나타나면 다행이었다. 일단 특별 임시 가이드로서 일을 시작하긴 했지만 빙의한 몸의 기억이 점점 돌아오면서 예상치 못한 과거가 드러나게 되고, 주변인들이 점점 다가오기 시작하자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겁을 먹은 연호. 정말 마지막으로, 죽을 위기에 처한 친구 현성을 살리기 위해 그의 눈을 가리고 하룻밤을 보낸 뒤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하지만. "그날, 네가 그렇게 사라져버렸을 때,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아?" “차라리 네가 가이드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아무도 넘보지 못하게 각인시켰을 텐데.” 흔적을 따라 찾아온 현성의 상태가 좀 이상한 것도 모자라 “정말 모르시는 겁니까. 당신의 가치는, 고작 에스퍼의 폭주를 막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사방에서 수상한 사람들이 연호를 노리기 시작하는데…. *** “다가오지 마!” 연호가 몸을 한껏 움츠리고 뒤로 물러서며 소리 질렀다. 떨림이 가득한 목소리에 성큼성큼 다가가던 현성이 우뚝 멈춰섰다. 여기저기 도드라져있던 핏줄과 붉게 달아올랐던 눈동자가 점점 제 색깔을 되찾아갔다. 현성의 몸을 지배하던 분노는 온데간데없이 씻겨 내려가고, 당황스러운 감정만이 남았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연호의 모습 때문이었다. “…연호야.” “왜 숨었냐고? 넌 한 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누가 봐도 난 정상이 아니잖아! 그게 두려워서 숨었다 왜!” 필사적으로 외치던 연호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머리로는 현성이 화난 이유를 충분히 이해했지만, 감정은 울렁울렁 요동쳤다. ‘나도, 마음을 깨닫자마자 그런 일을 저지르고 숨는 짓 따위 싶지 않았어.’ 네가 소중한 건 맞지만. 비겁한 짓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일단은 내가 살아남아야 이 감정도 계속 느낄 거 아냐. 나도 정말 어쩔 수 없었다고! 결국, 연호의 눈가에 아슬아슬 매달려있던 눈물이 망울지며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속으로 변명을 거듭하다 보니 꾹꾹 억눌러왔던 서러움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막기 힘들었다. “이러다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서 어떤 꼴을 당할지 모른다는 게 너무 무서워.” 핏기가 가실 만큼 꽉 말아 쥔 주먹이 파들파들 떨렸다. “너는 모르잖아. 모르면서, 왜 화를…!” 그 순간이었다.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현성이 연호의 몸을 거세게 끌어안았다. “내가 잘못했어.” 깜짝 놀란 나머지 버둥거리던 것도 잊어버리고 몸을 뻣뻣하게 굳히던 연호는 금방 정신을 차리고 몸을 비틀어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힘 차이 때문에 아무리 펄떡거리며 난리를 쳐도 꿈쩍하지 않았다. “이거 놔!” “많이 두려웠을 텐데, 몰라줘서 미안해. 네 입장도 생각했어야 했는데.” 연호는 아픔을 보듬어주는 것만 같은 다정한 목소리에 버둥거리던 움직임을 뚝 멈췄다. “읏…!” 사실은 이 목소리가, 이 품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그를 못 보는 동안 매일매일 그리움에 바싹 말라갔다. 잠깐 안겼을 뿐인데, 물을 한 잔 들이켠 것처럼 갈증이 순식간에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연호는 현성의 옷자락을 살포시 쥐었다. 바락바락 소리 지르던 것을 멈추고, 작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젠 괜찮아. 무슨 일이 일어나도 지켜줄게.” 토닥토닥, 등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손길을 느낀 연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현성을 바라보았다. “약속, 한 거다?” “그래. 그러니까 울지 말고 진정해.” 진지하게 빛나는 눈동자를 마주한 연호는 몸에 긴장을 풀었다. 현성은 이제서야 좀 안심이 되었는지 배시시 웃는 연호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하얀 볼을 따라 흘러내리는 눈물을 날름 핥아 올렸다. 짭쪼름한 맛이 혀 끝을 맴도는 것을 느끼며 작게 속삭였다. “…그 누구도 찾지 못하도록, 내가 보호해줄 테니까.” 말을 마친 현성이 연호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얌전히 품에 안겨있던 연호는, 그의 눈동자가 한없이 어둡게 가라앉아있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 #가이드버스 #ㅇㅇ버스 #빙의물 #쌍방짝사랑 #이 이루어졌다 생각하는 순간에 수가 도망가서 개 빡친공 #조빱수 #예민수 #먹튀수 #겁쟁이수 #가이드인 줄 알았수 #만병통치약이었수 #짝사랑수 #죽을까봐 두렵수 #하지만 누구보다 튼튼하수 #친구공 #먹튀당했공 #악역이었공 #에스퍼공 #다정공 #복흑공 #집착광공 #사랑꾼공 #짝사랑공 *과거시점(어린시절)부터 시작합니다. *서브 공은 많지만 일공일수입니다. *별주부전 토끼 신세가 된 수와, 그런 수를 푹 고아 먹으려고 사방에서 달려드는 주변 사람들과, 감금인 듯 감금 아닌 보호를 하는 공의 대환장 고군분투기. *이메일: runastar1029@gmail.com

가이드 버스 소설 속, 이름도 알 수 없는 생소한 몸에 빙의한 연호. 괴물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도시를 뒤집고, 에스퍼가 날뛰고 다니는 치열한 세계 속에서 툭하면 죽어버리는 엑스트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을 사리고 살아가던 연호는 어렸을 때 친구를 맺었던 소설 속 악역, 현성이 폭주하는 것을 막게 된 이후 작은 희망을 품는다. 가이드가 희귀한 세상이라 대우도 좋았고, 무엇보다 가이드라면 자신을 지켜주겠다는 에스퍼가 한 명쯤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가이드로 발현한 줄로 착각한 연호는 가이드 검사를 받게 되는데…. “…예? 가이드가 아니라고요?” “네. 저희도 의아해서 몇 번이나 검사를 반복해 봤는데, 연호 씨는 가이드가 아닙니다.” “그럼… 저는, 뭔가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리둥절해하던 연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기묘한 정체를 알고 경악한다. 가이드도 아니고. 에스퍼로서 치유 능력이 발현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만병통치약을 만들 수 있는 스킬이 생긴 것도 아니고. 내가, 내 몸 자체가 만병통치약이라니! 피도, 체액도, 심지어 몸에 떠돌아다니는 기운마저 모든 걸 치유한다고? 의사 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이런 건 소설 내용에 없었잖아요! 내 한 몸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원했는데, 지키기는커녕 자양강장제 삼아 푹 고아 먹겠다는 사람이 안 나타나면 다행이었다. 일단 특별 임시 가이드로서 일을 시작하긴 했지만 빙의한 몸의 기억이 점점 돌아오면서 예상치 못한 과거가 드러나게 되고, 주변인들이 점점 다가오기 시작하자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겁을 먹은 연호. 정말 마지막으로, 죽을 위기에 처한 친구 현성을 살리기 위해 그의 눈을 가리고 하룻밤을 보낸 뒤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하지만. "그날, 네가 그렇게 사라져버렸을 때,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아?" “차라리 네가 가이드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아무도 넘보지 못하게 각인시켰을 텐데.” 흔적을 따라 찾아온 현성의 상태가 좀 이상한 것도 모자라 “정말 모르시는 겁니까. 당신의 가치는, 고작 에스퍼의 폭주를 막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사방에서 수상한 사람들이 연호를 노리기 시작하는데…. *** “다가오지 마!” 연호가 몸을 한껏 움츠리고 뒤로 물러서며 소리 질렀다. 떨림이 가득한 목소리에 성큼성큼 다가가던 현성이 우뚝 멈춰섰다. 여기저기 도드라져있던 핏줄과 붉게 달아올랐던 눈동자가 점점 제 색깔을 되찾아갔다. 현성의 몸을 지배하던 분노는 온데간데없이 씻겨 내려가고, 당황스러운 감정만이 남았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연호의 모습 때문이었다. “…연호야.” “왜 숨었냐고? 넌 한 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누가 봐도 난 정상이 아니잖아! 그게 두려워서 숨었다 왜!” 필사적으로 외치던 연호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머리로는 현성이 화난 이유를 충분히 이해했지만, 감정은 울렁울렁 요동쳤다. ‘나도, 마음을 깨닫자마자 그런 일을 저지르고 숨는 짓 따위 싶지 않았어.’ 네가 소중한 건 맞지만. 비겁한 짓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일단은 내가 살아남아야 이 감정도 계속 느낄 거 아냐. 나도 정말 어쩔 수 없었다고! 결국, 연호의 눈가에 아슬아슬 매달려있던 눈물이 망울지며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속으로 변명을 거듭하다 보니 꾹꾹 억눌러왔던 서러움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막기 힘들었다. “이러다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서 어떤 꼴을 당할지 모른다는 게 너무 무서워.” 핏기가 가실 만큼 꽉 말아 쥔 주먹이 파들파들 떨렸다. “너는 모르잖아. 모르면서, 왜 화를…!” 그 순간이었다.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현성이 연호의 몸을 거세게 끌어안았다. “내가 잘못했어.” 깜짝 놀란 나머지 버둥거리던 것도 잊어버리고 몸을 뻣뻣하게 굳히던 연호는 금방 정신을 차리고 몸을 비틀어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힘 차이 때문에 아무리 펄떡거리며 난리를 쳐도 꿈쩍하지 않았다. “이거 놔!” “많이 두려웠을 텐데, 몰라줘서 미안해. 네 입장도 생각했어야 했는데.” 연호는 아픔을 보듬어주는 것만 같은 다정한 목소리에 버둥거리던 움직임을 뚝 멈췄다. “읏…!” 사실은 이 목소리가, 이 품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그를 못 보는 동안 매일매일 그리움에 바싹 말라갔다. 잠깐 안겼을 뿐인데, 물을 한 잔 들이켠 것처럼 갈증이 순식간에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연호는 현성의 옷자락을 살포시 쥐었다. 바락바락 소리 지르던 것을 멈추고, 작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젠 괜찮아. 무슨 일이 일어나도 지켜줄게.” 토닥토닥, 등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손길을 느낀 연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현성을 바라보았다. “약속, 한 거다?” “그래. 그러니까 울지 말고 진정해.” 진지하게 빛나는 눈동자를 마주한 연호는 몸에 긴장을 풀었다. 현성은 이제서야 좀 안심이 되었는지 배시시 웃는 연호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하얀 볼을 따라 흘러내리는 눈물을 날름 핥아 올렸다. 짭쪼름한 맛이 혀 끝을 맴도는 것을 느끼며 작게 속삭였다. “…그 누구도 찾지 못하도록, 내가 보호해줄 테니까.” 말을 마친 현성이 연호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얌전히 품에 안겨있던 연호는, 그의 눈동자가 한없이 어둡게 가라앉아있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 #가이드버스 #ㅇㅇ버스 #빙의물 #쌍방짝사랑 #이 이루어졌다 생각하는 순간에 수가 도망가서 개 빡친공 #조빱수 #예민수 #먹튀수 #겁쟁이수 #가이드인 줄 알았수 #만병통치약이었수 #짝사랑수 #죽을까봐 두렵수 #하지만 누구보다 튼튼하수 #친구공 #먹튀당했공 #악역이었공 #에스퍼공 #다정공 #복흑공 #집착광공 #사랑꾼공 #짝사랑공 *과거시점(어린시절)부터 시작합니다. *서브 공은 많지만 일공일수입니다. *별주부전 토끼 신세가 된 수와, 그런 수를 푹 고아 먹으려고 사방에서 달려드는 주변 사람들과, 감금인 듯 감금 아닌 보호를 하는 공의 대환장 고군분투기. *이메일: runastar10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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