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복수하러 왔다. 서쪽산 얼음성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마녀의 딸 오로라. 어느 날 오로라는 히스 로하트에게 청혼을 받았다.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히스는 마녀에 의해 아버지를 잃었고, 그의 어머니에게 복수를 물려 받았다. 마음을 쥐고 흔들어 굴복시키는 복수 서사는 흔하지. 그런데 오로라가 보기에 히스는 너무 무르다. 얼굴에 마음이 다 드러나고, 매사 친절하며 조심스럽다. 이렇게 순해서 정말로 자신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럼에도 히스를 밀어낸 것은, 그가 자신의 취향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당신의 복수에 걸려 넘어져 줄 생각이 없어요.” 모르는 척 하는 것도 여기까지인 모양이었다. “당신에게 빚진 것이 없다는 것이 내가 지난 아홉 밤을 보내며 내린 결론이에요.” *** —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 서쪽 땅을 스스로 정복해온, 용사의 아들 히스. 어느 날 히스는 오로라 윈소프를 만났다. 누가 알려주기도 전에 그녀를 알아보았다. 오로라는 마녀보다 더 신비로운 외형에, 공주보다 더 순진한 표정이었다. 군사를 일으켜 서쪽산을 정벌하겠다는 계획은 완벽했었다. 그런데 히스가 보기에 오로라는 너무 순하다. 사기를 당하고 비난을 들어도, 웃고 넘겨버렸다. 이렇게 순진무구하면서 어떻게 험한 세상을 버티려는 것인지. 그럼에도 히스가 그녀를 유혹하는 것은, 자신이 잔인한 성정이기 때문이었다. “오로라는 유혹을 피해보려 최선을 다하는 게 좋겠습니다.” 히스가 자신이 잡고 있는 오로라의 손등을 눈으로 훑었다. “당신이 질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경계심이 없어서, 저에게 손이나 덥석덥석 잡히지 않습니까.”
— 그는 복수하러 왔다. 서쪽산 얼음성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마녀의 딸 오로라. 어느 날 오로라는 히스 로하트에게 청혼을 받았다.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히스는 마녀에 의해 아버지를 잃었고, 그의 어머니에게 복수를 물려 받았다. 마음을 쥐고 흔들어 굴복시키는 복수 서사는 흔하지. 그런데 오로라가 보기에 히스는 너무 무르다. 얼굴에 마음이 다 드러나고, 매사 친절하며 조심스럽다. 이렇게 순해서 정말로 자신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럼에도 히스를 밀어낸 것은, 그가 자신의 취향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당신의 복수에 걸려 넘어져 줄 생각이 없어요.” 모르는 척 하는 것도 여기까지인 모양이었다. “당신에게 빚진 것이 없다는 것이 내가 지난 아홉 밤을 보내며 내린 결론이에요.” *** —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 서쪽 땅을 스스로 정복해온, 용사의 아들 히스. 어느 날 히스는 오로라 윈소프를 만났다. 누가 알려주기도 전에 그녀를 알아보았다. 오로라는 마녀보다 더 신비로운 외형에, 공주보다 더 순진한 표정이었다. 군사를 일으켜 서쪽산을 정벌하겠다는 계획은 완벽했었다. 그런데 히스가 보기에 오로라는 너무 순하다. 사기를 당하고 비난을 들어도, 웃고 넘겨버렸다. 이렇게 순진무구하면서 어떻게 험한 세상을 버티려는 것인지. 그럼에도 히스가 그녀를 유혹하는 것은, 자신이 잔인한 성정이기 때문이었다. “오로라는 유혹을 피해보려 최선을 다하는 게 좋겠습니다.” 히스가 자신이 잡고 있는 오로라의 손등을 눈으로 훑었다. “당신이 질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경계심이 없어서, 저에게 손이나 덥석덥석 잡히지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