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海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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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세계 전쟁이 종전(終戰) 되고 5년 후. 남들과 다르게 새하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가진 백경은 나라의 가장 밑바닥이자, 슬럼가인 「3구역」에서 괴물 혹은, 짐승이라 불리는 가장 멸시받는 존재이다. 노골적인 경멸과 폭력, 공포와 두려움, 추위와 굶주림이라는 불행 만을 먹고 자란 삶이 그는 익숙하다 못해 이젠 조금 지겹기까지 했다. 어떤 이유에서 이런 존재로 태어나버렸는지 배운 것 없는 둔한 머리를 아무리 굴려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확실한 건 자신에게 앞으로 펼쳐질 결말은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온통 새까만 절망뿐이라고 생각했다. 어딘가 이상하면서도 위압감을 뿜어내는, 거대하고 시커먼 파도 같은 남자가 백경의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남자는 버석한 눈빛으로 아무렇지 않게 목을 졸라 약점을 헤집어 놓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친절한 말투와 부드러운 손길을 모두가 꺼리는 백경에게 서슴없이 내어주었다. 그 간극에서 오는 이질적인 다정함을 새로운 불행의 형태라고 생각하면서도 백경은, 낯선 남자에게 속절없이 허물어져 가는데... 탐욕과 혼돈, 고통과 절망으로 점철된 내 삶에서 너는 나에게 유일한 고요이자, 평화였다. *본 작품은 픽션으로 작중 배경과 설정은 모두 허구이며, 실제 인물 및 지명, 기관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실험의 이름과 용도는 소설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든 허구입니다.

길고 길었던 세계 전쟁이 종전(終戰) 되고 5년 후. 남들과 다르게 새하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가진 백경은 나라의 가장 밑바닥이자, 슬럼가인 「3구역」에서 괴물 혹은, 짐승이라 불리는 가장 멸시받는 존재이다. 노골적인 경멸과 폭력, 공포와 두려움, 추위와 굶주림이라는 불행 만을 먹고 자란 삶이 그는 익숙하다 못해 이젠 조금 지겹기까지 했다. 어떤 이유에서 이런 존재로 태어나버렸는지 배운 것 없는 둔한 머리를 아무리 굴려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확실한 건 자신에게 앞으로 펼쳐질 결말은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온통 새까만 절망뿐이라고 생각했다. 어딘가 이상하면서도 위압감을 뿜어내는, 거대하고 시커먼 파도 같은 남자가 백경의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남자는 버석한 눈빛으로 아무렇지 않게 목을 졸라 약점을 헤집어 놓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친절한 말투와 부드러운 손길을 모두가 꺼리는 백경에게 서슴없이 내어주었다. 그 간극에서 오는 이질적인 다정함을 새로운 불행의 형태라고 생각하면서도 백경은, 낯선 남자에게 속절없이 허물어져 가는데... 탐욕과 혼돈, 고통과 절망으로 점철된 내 삶에서 너는 나에게 유일한 고요이자, 평화였다. *본 작품은 픽션으로 작중 배경과 설정은 모두 허구이며, 실제 인물 및 지명, 기관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실험의 이름과 용도는 소설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든 허구입니다.

현대물조직/암흑가구원애증미남공후회공강공미인수임신수도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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