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령에게

17,225명 보는 중
1,472개의 댓글

0

·

0

·

2.5천

신을 받는 그릇. 씨받이 무당. 사람들의 숭배를 받는 ‘샤먼’은 그런 것에 불과했다. 정조를 제외한 모든 것이 상품으로 팔리는 샤먼은, 매일 밤 신에게 자신의 죽음을 기도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하얀 고양이가 나타난다. “야-옹.” “…….” “나 못 알아보는 거야?”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던 신이, 은빛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왜 안 돼? 네 뒤, 넣으라고 있는 거 아니야?” 조금 모자란 모습으로. 하지만 신이 내려왔다 한들 달라지는 건 없었다. 신의 씨물을 받고, 신의 아이를 뱉어내는 도구로서의 삶은 여전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 멍청한 신을 사랑하게 되기 전까진. * * * “나 사랑한다며.” “…네?”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에 가슴께가 욱신거렸다. 그 부위를 손으로 붙잡아보았지만, 강하게 쥐어짜는 통증은 더 깊숙이에서 느껴질 뿐이었다. “죄…송해요. 정말로, 무슨 말인지…….” …아기로 연결되어있었는데.  그건 증표와도 같은 것이었다. 인간은 짧은 생만큼이나 마음이 참으로 쉽게 변하곤 했다. 그걸 그들도 아는지 혼약이라는 제도로 상대를 묶어놓지 않았는가. 그보다 더한 보증이 바로 새끼였다. 둘을 연결하는 핏줄. 그건 언약과 달리 실체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증표마저 깨끗하게 사라져버린 지금, 하란은 언제라도 자신을 버릴 것 같았다. 그 결론에 이르자 목이 바싹바싹 말라오기 시작했다. 초조함이 뇌를 갉아먹는 건지 생각이 단편적으로 이어졌다. “괜찮아. 하란아.” 그러자 오직 한 가지 해답이 떠올랐다. “다시 만들면 되지.” 하란이 다시 제 새끼를 배게 하면 됐다. 그러다 보면 기억도 차츰 돌아올 것이다. 사랑했으니까. 사랑하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할 리 없었다. “잠깐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인데….” 네가 아기를 품고 있었는데, 그걸 잃어버렸어. 그렇게 말하는 건 좋지 않았다. 제 존재만 잊은 거지, 어린애를 좋아하는 건 그대로일 테니까. 새끼를 잃었다는 걸 알면 분명 슬퍼할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기억을 잃은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었다. “너랑 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어.” * * * #알오물 #오컬트한스푼 #현대물 #인외존재 #초반달달후반마라 #구원 #서브공있음 공: 도하(??, 192cm) #신령공 #애새끼공 #미인공 #울보공 #초딩공 #능글공 #후회공 #헌신공 #순정공 #능욕공 #집착공 -영물로 모셔지는 눈표범으로, 인간의 모습일 때 양인(알파)의 형질을 띤다. 달을 빼어닮은 은빛 머리칼과 달빛이 옮겨 담긴 듯한 새하얀 피부. 은근한 미소를 띤 입꼬리 끝엔 보조개가 있어 요사스러운 인상을 준다. -몇백 년 만에 눈을 떴을 땐 온몸이 작고 나약해져 있었다. 불안정한 혼과 희미한 기억 속, 어디선가 나는 좋은 향을 따라가니 그렇게나 멸시하던 ‘인간’을 맞닥뜨린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인간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다. 수: 신하란(22, 171cm) #무당수 #체념수 #미인수 #짝사랑수 #기억상실수 #도망수 #상처수 #다정수, #임신수 #굴림수 #병약수 -눈표범을 모시는 신당의 샤먼으로, 신력이 나타나며 오메가로 발현했다. 순백의 피부에 대비되는 머리카락은 옻칠한 듯 새까맣고, 처연한 빛의 깊은 두 눈동자는 한번 마주치면 얼굴을 돌릴 수 없다. -육체적 순결 빼곤 모든 게 상품으로 팔리는 도구로서 살고 있다. 그런 삶에 체념한 채 죽음을 향한 느리고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데, 존재할 리 없다고 믿었던 신이 고양이의 모습으로 내려온다. -키워드와 제목 수정될 수 있습니다.

신을 받는 그릇. 씨받이 무당. 사람들의 숭배를 받는 ‘샤먼’은 그런 것에 불과했다. 정조를 제외한 모든 것이 상품으로 팔리는 샤먼은, 매일 밤 신에게 자신의 죽음을 기도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하얀 고양이가 나타난다. “야-옹.” “…….” “나 못 알아보는 거야?”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던 신이, 은빛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왜 안 돼? 네 뒤, 넣으라고 있는 거 아니야?” 조금 모자란 모습으로. 하지만 신이 내려왔다 한들 달라지는 건 없었다. 신의 씨물을 받고, 신의 아이를 뱉어내는 도구로서의 삶은 여전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 멍청한 신을 사랑하게 되기 전까진. * * * “나 사랑한다며.” “…네?”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에 가슴께가 욱신거렸다. 그 부위를 손으로 붙잡아보았지만, 강하게 쥐어짜는 통증은 더 깊숙이에서 느껴질 뿐이었다. “죄…송해요. 정말로, 무슨 말인지…….” …아기로 연결되어있었는데.  그건 증표와도 같은 것이었다. 인간은 짧은 생만큼이나 마음이 참으로 쉽게 변하곤 했다. 그걸 그들도 아는지 혼약이라는 제도로 상대를 묶어놓지 않았는가. 그보다 더한 보증이 바로 새끼였다. 둘을 연결하는 핏줄. 그건 언약과 달리 실체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증표마저 깨끗하게 사라져버린 지금, 하란은 언제라도 자신을 버릴 것 같았다. 그 결론에 이르자 목이 바싹바싹 말라오기 시작했다. 초조함이 뇌를 갉아먹는 건지 생각이 단편적으로 이어졌다. “괜찮아. 하란아.” 그러자 오직 한 가지 해답이 떠올랐다. “다시 만들면 되지.” 하란이 다시 제 새끼를 배게 하면 됐다. 그러다 보면 기억도 차츰 돌아올 것이다. 사랑했으니까. 사랑하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할 리 없었다. “잠깐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인데….” 네가 아기를 품고 있었는데, 그걸 잃어버렸어. 그렇게 말하는 건 좋지 않았다. 제 존재만 잊은 거지, 어린애를 좋아하는 건 그대로일 테니까. 새끼를 잃었다는 걸 알면 분명 슬퍼할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기억을 잃은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었다. “너랑 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어.” * * * #알오물 #오컬트한스푼 #현대물 #인외존재 #초반달달후반마라 #구원 #서브공있음 공: 도하(??, 192cm) #신령공 #애새끼공 #미인공 #울보공 #초딩공 #능글공 #후회공 #헌신공 #순정공 #능욕공 #집착공 -영물로 모셔지는 눈표범으로, 인간의 모습일 때 양인(알파)의 형질을 띤다. 달을 빼어닮은 은빛 머리칼과 달빛이 옮겨 담긴 듯한 새하얀 피부. 은근한 미소를 띤 입꼬리 끝엔 보조개가 있어 요사스러운 인상을 준다. -몇백 년 만에 눈을 떴을 땐 온몸이 작고 나약해져 있었다. 불안정한 혼과 희미한 기억 속, 어디선가 나는 좋은 향을 따라가니 그렇게나 멸시하던 ‘인간’을 맞닥뜨린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인간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다. 수: 신하란(22, 171cm) #무당수 #체념수 #미인수 #짝사랑수 #기억상실수 #도망수 #상처수 #다정수, #임신수 #굴림수 #병약수 -눈표범을 모시는 신당의 샤먼으로, 신력이 나타나며 오메가로 발현했다. 순백의 피부에 대비되는 머리카락은 옻칠한 듯 새까맣고, 처연한 빛의 깊은 두 눈동자는 한번 마주치면 얼굴을 돌릴 수 없다. -육체적 순결 빼곤 모든 게 상품으로 팔리는 도구로서 살고 있다. 그런 삶에 체념한 채 죽음을 향한 느리고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데, 존재할 리 없다고 믿었던 신이 고양이의 모습으로 내려온다. -키워드와 제목 수정될 수 있습니다.

오메가버스현대물미인공울보공후회공초딩공짝사랑수기억상실수상처수다정수
공지 외 회차는 작가의 한마디, 댓글만 볼 수 있어요.
회차 95
댓글 1.5천
이멋공 0
롤링 0
1화부터
최신순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