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의 연인이 어딘가 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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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주인. 블란트 공작가의 젊은 가주에겐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오랜만에 정기 회의가 열린 날이었다. 공작의 등장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가신들은 귀찮다는 듯 휘젓는 손길에 엉거주춤 엉덩이를 내렸다. "회의 시작해." 피로에 절어 잔뜩 갈라진 음성이 날아들자 퍼뜩 정신 차린 가신들이 서로에게 미루며 눈치싸움을 시작했다. 그 조용한 싸움 끝에 결국 총대를 메게 된 아실라 후작이 발언했다. "공작님. 그전에 중요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해" 피곤한 듯 눈가를 문지르며 허락하자 후작이 눈을 질끈 감고 외쳤다. "..결혼 좀 하십시오.!" 하십시오- 시오- 시오- 정적 속에 후작의 외침이 메아리 치자 다른 가신들 역시 기세를 몰아 외치기 시작했다. "벌써 몇 년째입니까.!" "결혼이 싫다면 제발 약혼이라도 하세요.!" "...혹시 마음에 둔 사내가 따로 있으십니까?" "평민이어도 괜찮습니다. 저희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누구든 데리고만 오세요.!" 또다. 지긋지긋한 잔소리와 독촉에 머리가 아파진 공작은 잔뜩 구겨진 미간을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은 정말 결혼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 ** 분명 그랬는데 어째서인지 자신을 쏙 빼닮은 아이가 생겼고 서로 이득을 위한 거래로 연인을 만들었을 뿐인데 어느새 제국 전체에 블란트 공작은 미인 수집가에 바람둥이라는 별명까지 생겨버렸다. "안아줘-" 해맑게 웃으며 안아 달라 팔을 뻗는 딸과 "헤스티아, 공작님은 지금 일하는 중이시니 이리 오세요." 그런 아이를 안아들고 입에 쿠키를 넣어주며 다정히 달래주는 장미같이 아름다운 남자. "헤스티아 아빠랑 꽃 구경 갈까?" 다른 사내 품에 안긴 아이의 볼을 찌르며 아빠라고 지칭하는 수상한 남자. "헛소리하지 마 에스키온. 헤스티아의 아빠는 나야." 당장이라도 검을 빼들려는 듯 검집에 손을 올린 채 으르렁거리는 소꿉친구와 "주인님, 커피 더 타 드릴까요??" 주변 따위 신경 안 쓰고 나만 바라보는 제일 정신나간것 같은 신입 기사까지. 왁자지껄한 집무실을 훑던 이렌시아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대체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거지?

북부의 주인. 블란트 공작가의 젊은 가주에겐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오랜만에 정기 회의가 열린 날이었다. 공작의 등장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가신들은 귀찮다는 듯 휘젓는 손길에 엉거주춤 엉덩이를 내렸다. "회의 시작해." 피로에 절어 잔뜩 갈라진 음성이 날아들자 퍼뜩 정신 차린 가신들이 서로에게 미루며 눈치싸움을 시작했다. 그 조용한 싸움 끝에 결국 총대를 메게 된 아실라 후작이 발언했다. "공작님. 그전에 중요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해" 피곤한 듯 눈가를 문지르며 허락하자 후작이 눈을 질끈 감고 외쳤다. "..결혼 좀 하십시오.!" 하십시오- 시오- 시오- 정적 속에 후작의 외침이 메아리 치자 다른 가신들 역시 기세를 몰아 외치기 시작했다. "벌써 몇 년째입니까.!" "결혼이 싫다면 제발 약혼이라도 하세요.!" "...혹시 마음에 둔 사내가 따로 있으십니까?" "평민이어도 괜찮습니다. 저희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누구든 데리고만 오세요.!" 또다. 지긋지긋한 잔소리와 독촉에 머리가 아파진 공작은 잔뜩 구겨진 미간을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은 정말 결혼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 ** 분명 그랬는데 어째서인지 자신을 쏙 빼닮은 아이가 생겼고 서로 이득을 위한 거래로 연인을 만들었을 뿐인데 어느새 제국 전체에 블란트 공작은 미인 수집가에 바람둥이라는 별명까지 생겨버렸다. "안아줘-" 해맑게 웃으며 안아 달라 팔을 뻗는 딸과 "헤스티아, 공작님은 지금 일하는 중이시니 이리 오세요." 그런 아이를 안아들고 입에 쿠키를 넣어주며 다정히 달래주는 장미같이 아름다운 남자. "헤스티아 아빠랑 꽃 구경 갈까?" 다른 사내 품에 안긴 아이의 볼을 찌르며 아빠라고 지칭하는 수상한 남자. "헛소리하지 마 에스키온. 헤스티아의 아빠는 나야." 당장이라도 검을 빼들려는 듯 검집에 손을 올린 채 으르렁거리는 소꿉친구와 "주인님, 커피 더 타 드릴까요??" 주변 따위 신경 안 쓰고 나만 바라보는 제일 정신나간것 같은 신입 기사까지. 왁자지껄한 집무실을 훑던 이렌시아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대체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거지?

마검사여주순정남계략남집착남능청맞은다정한수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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