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어머니가 이런 것까지 시켰을 리는 없고.” “……!” “내가 고여경 씨랑 연애라도 해주면 돼?” 대기업 일개 팀장에 불과한 고여경. TK패션 부사장직을 건 이상한 맞선 자리에 나왔다. 그러니까 자신의 호적상 아들, 더태경 유현제 대표와 열애 해프닝을 만들어 달라는 것. 그게 여경의 상자이자 임유정 대표의 제안이었다. “근데 어쩌죠. 어머니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네.” “무슨 말씀이신지.” “그냥, 연애 말고 결혼합시다.” 여경은 그렇게 시어머니와 남편 사이, 숨 막히는 이중 계약 결혼에 뛰어들었다. <TK패션, 임유정 장녀 유태린 부사장으로…> <태경家 패션 부사장직에 장녀 유태린 임명> “죽 쒀서 남 주는 꼴만 됐네. 고여경. 진짜 웃긴다. 하.” 하지만 망해 버린 이 계약 결혼은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 “잘까. 같이.” 정신없이 맞딱들인 하루의 일탈과도 같은 충동이었다. “위태롭네. 고여경.” 그의 말에 여경이 탄식하듯 조소했다. 제가 무슨 말을 한 건가 싶어 그제야 그의 손을 놓았다. “취했어, 미안. 가던 길 가.” “난 줬다 뺏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경의 몸 위로 그의 검은 그림자가 자리 잡았다. “위태로운 얼굴이 꽤 볼만해. 당당하던 모습도 꽤 섹시했었는데.” “무슨 소리야.” “당신 물음에 화답해 주는 거야. 그러자,라고.” 그 역시 충동적인 하룻밤에 불과할 것이라 생각했다. “유현제. 당신이 대답해 봐. 이 결혼의 쓸모가 뭔지.” “글쎄.” “…….” “이젠 아무래도 ‘나’여야 하지 않을까." 허울만 좋던 쇼윈도 부부의 결말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어머니가 이런 것까지 시켰을 리는 없고.” “……!” “내가 고여경 씨랑 연애라도 해주면 돼?” 대기업 일개 팀장에 불과한 고여경. TK패션 부사장직을 건 이상한 맞선 자리에 나왔다. 그러니까 자신의 호적상 아들, 더태경 유현제 대표와 열애 해프닝을 만들어 달라는 것. 그게 여경의 상자이자 임유정 대표의 제안이었다. “근데 어쩌죠. 어머니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네.” “무슨 말씀이신지.” “그냥, 연애 말고 결혼합시다.” 여경은 그렇게 시어머니와 남편 사이, 숨 막히는 이중 계약 결혼에 뛰어들었다. <TK패션, 임유정 장녀 유태린 부사장으로…> <태경家 패션 부사장직에 장녀 유태린 임명> “죽 쒀서 남 주는 꼴만 됐네. 고여경. 진짜 웃긴다. 하.” 하지만 망해 버린 이 계약 결혼은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 “잘까. 같이.” 정신없이 맞딱들인 하루의 일탈과도 같은 충동이었다. “위태롭네. 고여경.” 그의 말에 여경이 탄식하듯 조소했다. 제가 무슨 말을 한 건가 싶어 그제야 그의 손을 놓았다. “취했어, 미안. 가던 길 가.” “난 줬다 뺏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경의 몸 위로 그의 검은 그림자가 자리 잡았다. “위태로운 얼굴이 꽤 볼만해. 당당하던 모습도 꽤 섹시했었는데.” “무슨 소리야.” “당신 물음에 화답해 주는 거야. 그러자,라고.” 그 역시 충동적인 하룻밤에 불과할 것이라 생각했다. “유현제. 당신이 대답해 봐. 이 결혼의 쓸모가 뭔지.” “글쎄.” “…….” “이젠 아무래도 ‘나’여야 하지 않을까." 허울만 좋던 쇼윈도 부부의 결말은 과연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