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금기#집착#소유욕#후회#성장 “누님 동생이 친애와 사랑도 구분 못하는 얼간이로 보입니까?” 마차 사고로 가족을 전부 잃고 혼자가 된 날, 나는 너를 만났다. 제국의 살아있는 신이자 괴물이던 내가 기쁨을 알게 하고, 욕망을 알게 하고, 절망을 알게 한 너를. 내가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 ‘누님께서는 제가.’ 고막을 흔들고 척추를 간지럽히는 듯한 저음에 뒷걸음질치는 프로제에게 청년은 느린 걸음으로 다가갔다. ‘체이넨, 너무 가깝-.’ ‘친애와 사랑도 구분 못하는.’ 태산만큼이나 높게 솟았던 반신이 천천히 아래를 향해 숙여졌다. 정오의 태양을 등진 수컷의 그림자가 짙게 프로제를 집어삼켰다. 장미 내음 머금은 봄바람 사이로 백단 향기가 야릇하게 후각을 자극했다. ‘백치의 얼간이로 보입니까?’ 거친 언사는 더 없이 상냥하게 들렸다. 한없이 농밀하고 울림이 부드러워 온종일 듣고 싶은 목소리에 선명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조각처럼 완벽하게 빚어진 얼굴이, 깊은 눈매 아래 반짝이는 자색 눈동자가 열렬히 외쳤다. 너를 사랑한다고. 더 없이 원하고 있다고. 동시에. ‘안고싶고, 만지고 싶고, 키스하고 싶습니다.’ ‘……!’ 욕망에 불타고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쓸데 없는 천조각을 치우고.’ 크고 곧은 손이 제복 깃에 닿았다. 자신의 것과는 다른, 굳은살 하나 없이 희고 아름다운. 귀한 손. 그 손이 천천히 자신의 몸을 쓸었다. ‘여기 이 안쪽을.’ 턱 끝까지 감싸있는 길게 뻗은 목을 거쳐 쇄골에서 심장이 있는 가슴까지. ‘게워내고 싶을 만큼 나로 가득 채워서.’ 만지면 녹아 사라질 것을 대하듯 조심스러운 손길. ‘머리부터 발가락 끝까지 전부.’ 그 사랑이 지나쳐 곧 죽을 사람의 애탄 음성. ‘씹어 삼키고 싶다고.’ 그러나 그 눈은 번식욕에 취해 맛이 가기 직전의 짐승이었다. tribute191230@gmail.com
#배덕#금기#집착#소유욕#후회#성장 “누님 동생이 친애와 사랑도 구분 못하는 얼간이로 보입니까?” 마차 사고로 가족을 전부 잃고 혼자가 된 날, 나는 너를 만났다. 제국의 살아있는 신이자 괴물이던 내가 기쁨을 알게 하고, 욕망을 알게 하고, 절망을 알게 한 너를. 내가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 ‘누님께서는 제가.’ 고막을 흔들고 척추를 간지럽히는 듯한 저음에 뒷걸음질치는 프로제에게 청년은 느린 걸음으로 다가갔다. ‘체이넨, 너무 가깝-.’ ‘친애와 사랑도 구분 못하는.’ 태산만큼이나 높게 솟았던 반신이 천천히 아래를 향해 숙여졌다. 정오의 태양을 등진 수컷의 그림자가 짙게 프로제를 집어삼켰다. 장미 내음 머금은 봄바람 사이로 백단 향기가 야릇하게 후각을 자극했다. ‘백치의 얼간이로 보입니까?’ 거친 언사는 더 없이 상냥하게 들렸다. 한없이 농밀하고 울림이 부드러워 온종일 듣고 싶은 목소리에 선명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조각처럼 완벽하게 빚어진 얼굴이, 깊은 눈매 아래 반짝이는 자색 눈동자가 열렬히 외쳤다. 너를 사랑한다고. 더 없이 원하고 있다고. 동시에. ‘안고싶고, 만지고 싶고, 키스하고 싶습니다.’ ‘……!’ 욕망에 불타고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쓸데 없는 천조각을 치우고.’ 크고 곧은 손이 제복 깃에 닿았다. 자신의 것과는 다른, 굳은살 하나 없이 희고 아름다운. 귀한 손. 그 손이 천천히 자신의 몸을 쓸었다. ‘여기 이 안쪽을.’ 턱 끝까지 감싸있는 길게 뻗은 목을 거쳐 쇄골에서 심장이 있는 가슴까지. ‘게워내고 싶을 만큼 나로 가득 채워서.’ 만지면 녹아 사라질 것을 대하듯 조심스러운 손길. ‘머리부터 발가락 끝까지 전부.’ 그 사랑이 지나쳐 곧 죽을 사람의 애탄 음성. ‘씹어 삼키고 싶다고.’ 그러나 그 눈은 번식욕에 취해 맛이 가기 직전의 짐승이었다. tribute1912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