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 얼굴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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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축하드립니다, 대공비 전하." "예........?" 결혼한 지 3년 째 지나는 봄 날, 눈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는 일명 눈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생명이 뱃속에 깃들었음에도 온전히 기뻐할 수는 없었다.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내 옆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남편이자 이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자 칸 아푸트 스카디를 천천히 쳐다보았다. 여전히 어떤 감정인지 모르는 겨울처럼 차가운 얼굴은 어떤 변화도 없었다. 하지만 겨울 같은 남자와 다르게 내 손을 잡는 온기는 따뜻하다. 내 쪽을 바라본 푸른 하늘을 연상케하는 눈동자가 나를 담아낸다. 그리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딱 한 마디를 건넸다. "스카디 가문에도 봄이 찾아왔군요." "으........응, 그렇네요." 어색하게 웃는 동안 칸과 의원이 대화를 나눈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 일어나 봄임에도 척박한 환경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사람은 괜찮은 걸까?' 그렇다. 나는 요정이니까 내 남편에게 걸린 저주를 알고 있다. 그리고 이 믿기지 못할 현실 또한. 내 남편 칸 아푸트 스카디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한다. 하고 싶어도 못해. 당연하다. 그 저주는 사람의 얼굴이 계란 귀신처럼 눈코입이 안 보이는 저주니까. 그리고 나 멜리 클로리스는 아이도 낳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하는 저 남자의 지나가는 인연이자 그가 운명의 여인을 만날 수 있게 하는 매개체이다. 죽을 생각은 없지만 만약 아이를 낳게 돼도 저 남자는 괜찮은 걸까? 자기 부인의 얼굴도 모르면서. 슬쩍 돌아보자 칸과 기가 막히게 눈이 마주쳤다. 칸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의원과 이야기하는 도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내 어깨에 자신의 겉옷을 걸쳐주며 말했다. "바깥은 추우니 들어가 계십쇼, 부인." 정말........어떻게 얼굴도 모르는 부인한테 이렇게 잘해줄 수 있는지. 언제 봐도 참 특이한 인간이다. ****** "이럴 거면 각방 써요." 분이 풀리지 않아 내뱉은 말은 도로 주울 수 없었다. 무서울 정도로 적막이 흐르는 상황에 나는 겨우 진정된 마음으로 남편을 볼 수 있었다. 평소와 다름 없는 얼굴이지만 딱 하나. 남편의 감정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딱 하나 있다. "으아악!! 폭풍이야!!!" "각하다!! 각하가 화가 나신 게 틀림없어!" "으아아악! 대공비 전하 어디에 계셔! 빨리 앞으로 모시란 말이야!!" 바깥에서 난데없는 눈푹풍에 정신 없는 사람의 비명소리에 나는 급하게 남편의 소매를 잡으며 말했다. "역시 취소! 다 농담이었어요, 여보." "......." 뚝. 마을 하나 집어 삼킬 것 같은 폭풍이 그대로 멈췄다. ***** #착각계 #요정여주 #발랄여주 #다정여주 #여주한정다정남주 #후회남주 #능력남주 #무뚝뚝남주 #주접남주

"임신 축하드립니다, 대공비 전하." "예........?" 결혼한 지 3년 째 지나는 봄 날, 눈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는 일명 눈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생명이 뱃속에 깃들었음에도 온전히 기뻐할 수는 없었다.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내 옆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남편이자 이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자 칸 아푸트 스카디를 천천히 쳐다보았다. 여전히 어떤 감정인지 모르는 겨울처럼 차가운 얼굴은 어떤 변화도 없었다. 하지만 겨울 같은 남자와 다르게 내 손을 잡는 온기는 따뜻하다. 내 쪽을 바라본 푸른 하늘을 연상케하는 눈동자가 나를 담아낸다. 그리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딱 한 마디를 건넸다. "스카디 가문에도 봄이 찾아왔군요." "으........응, 그렇네요." 어색하게 웃는 동안 칸과 의원이 대화를 나눈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 일어나 봄임에도 척박한 환경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사람은 괜찮은 걸까?' 그렇다. 나는 요정이니까 내 남편에게 걸린 저주를 알고 있다. 그리고 이 믿기지 못할 현실 또한. 내 남편 칸 아푸트 스카디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한다. 하고 싶어도 못해. 당연하다. 그 저주는 사람의 얼굴이 계란 귀신처럼 눈코입이 안 보이는 저주니까. 그리고 나 멜리 클로리스는 아이도 낳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하는 저 남자의 지나가는 인연이자 그가 운명의 여인을 만날 수 있게 하는 매개체이다. 죽을 생각은 없지만 만약 아이를 낳게 돼도 저 남자는 괜찮은 걸까? 자기 부인의 얼굴도 모르면서. 슬쩍 돌아보자 칸과 기가 막히게 눈이 마주쳤다. 칸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의원과 이야기하는 도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내 어깨에 자신의 겉옷을 걸쳐주며 말했다. "바깥은 추우니 들어가 계십쇼, 부인." 정말........어떻게 얼굴도 모르는 부인한테 이렇게 잘해줄 수 있는지. 언제 봐도 참 특이한 인간이다. ****** "이럴 거면 각방 써요." 분이 풀리지 않아 내뱉은 말은 도로 주울 수 없었다. 무서울 정도로 적막이 흐르는 상황에 나는 겨우 진정된 마음으로 남편을 볼 수 있었다. 평소와 다름 없는 얼굴이지만 딱 하나. 남편의 감정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딱 하나 있다. "으아악!! 폭풍이야!!!" "각하다!! 각하가 화가 나신 게 틀림없어!" "으아아악! 대공비 전하 어디에 계셔! 빨리 앞으로 모시란 말이야!!" 바깥에서 난데없는 눈푹풍에 정신 없는 사람의 비명소리에 나는 급하게 남편의 소매를 잡으며 말했다. "역시 취소! 다 농담이었어요, 여보." "......." 뚝. 마을 하나 집어 삼킬 것 같은 폭풍이 그대로 멈췄다. ***** #착각계 #요정여주 #발랄여주 #다정여주 #여주한정다정남주 #후회남주 #능력남주 #무뚝뚝남주 #주접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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