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엘렌. 입만 살아남은 공작부인 아나이스로 빙의했다. 정략 결혼한 희대의 독설가 리시오 공작과의 첫날 밤을 앞둔 채로. “산송장과 결혼했군.” 마차 사고로 아나이스의 몸은 모두 부서져 버렸다. “결혼식이 아니라 장례식 같지 않아요?” 부목을 한 채 붕대를 칭칭 감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마치 관에 누운 시체 같기도 하다. “이제 눕혀주세요.” 금욕생활은 그만! 비록 목 아래로 전부 마비된 몸이지만, 입은 말짱하니까! 왜 공작부인으로 빙의한 걸까. 신도의 고민을 헛소리라 치부하고 들어주지 않아 벌을 받은 걸까? 아나이스의 비밀을 쫓기도 바쁜데, 남편 리시오까지 괴롭힌다. 아니, 괴롭히는 게 맞나?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잖아! 차갑고 날카로운 말과는 달리 남자는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것처럼 다정하게 군다. 게다가 잘생긴 얼굴로 자꾸 유혹해 오는데…. *** “설마 송장 같은 널 안았을까?” 아침부터 말하는 것 하고는. 맘껏 지껄여라.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색다른 재미가 있었을 텐데요, 고상하신 공작님께서는 어려우셨나 봐요?” 눈까지 접어 웃어주었다. 제 비아냥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리시오의 고개가 모로 기울어졌다. 그리고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찮은 것을 보는 것처럼. “안 어려웠어. 색다른 재미를 좋아하거든, 신관이 들어오면 보여줘.” 남자는 제 목을 톡톡 두드렸다. 그 말에 아나이스는 생각했다. ‘목? 볼 수가 있어야지.’ #빙의 #노력녀 #까칠남 #능력녀 #집착 #집착남 #계략남 #직진남 #폭스남주 <공작부인은 부서진 잔을 채운다> 에서 제목 변경되었습니다. youvocado@naver.com
성녀 엘렌. 입만 살아남은 공작부인 아나이스로 빙의했다. 정략 결혼한 희대의 독설가 리시오 공작과의 첫날 밤을 앞둔 채로. “산송장과 결혼했군.” 마차 사고로 아나이스의 몸은 모두 부서져 버렸다. “결혼식이 아니라 장례식 같지 않아요?” 부목을 한 채 붕대를 칭칭 감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마치 관에 누운 시체 같기도 하다. “이제 눕혀주세요.” 금욕생활은 그만! 비록 목 아래로 전부 마비된 몸이지만, 입은 말짱하니까! 왜 공작부인으로 빙의한 걸까. 신도의 고민을 헛소리라 치부하고 들어주지 않아 벌을 받은 걸까? 아나이스의 비밀을 쫓기도 바쁜데, 남편 리시오까지 괴롭힌다. 아니, 괴롭히는 게 맞나?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잖아! 차갑고 날카로운 말과는 달리 남자는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것처럼 다정하게 군다. 게다가 잘생긴 얼굴로 자꾸 유혹해 오는데…. *** “설마 송장 같은 널 안았을까?” 아침부터 말하는 것 하고는. 맘껏 지껄여라.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색다른 재미가 있었을 텐데요, 고상하신 공작님께서는 어려우셨나 봐요?” 눈까지 접어 웃어주었다. 제 비아냥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리시오의 고개가 모로 기울어졌다. 그리고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찮은 것을 보는 것처럼. “안 어려웠어. 색다른 재미를 좋아하거든, 신관이 들어오면 보여줘.” 남자는 제 목을 톡톡 두드렸다. 그 말에 아나이스는 생각했다. ‘목? 볼 수가 있어야지.’ #빙의 #노력녀 #까칠남 #능력녀 #집착 #집착남 #계략남 #직진남 #폭스남주 <공작부인은 부서진 잔을 채운다> 에서 제목 변경되었습니다. youvocado@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