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있나.” “…” “난 이미 너를 각인해 버렸고, 그래서 너와는 달리 나에겐 선택지가 없는데.” 검은 늑대에게 각인되었다. 나도 모르는 새, 그가 원하던 때에. *** 나는 벨모어가의 비호를 받고, 벨모어는 내게서 엄마를 앗아갔다. 그래서 그의 핏줄인 칼라일 너도 증오하는데, 차마 너를 죽일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내게 너는 몇 번이고 자신을 죽이라고 한다. 그게 몇백번이고 받아주겠다고. 그러면서 제 목에 칼을 들이댄 나를 보좌관으로 두겠단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저 내 옆에 있어.” 그렇게까지 말하면서. *** “너로구나, 줄리아의 딸이.” “…제 어머니를 어떻게 아시죠?” “글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단순히 벨모어가에서 일어난 비극인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눈앞에 나타난 꺼림칙하고 소름 끼치는 사내. 그의 가느다랗고 희번덕이는 노란 눈동자는 절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아, 우리 엄마. 아무래도 벨모어보다 더 지독한 가문과 지독하게도 엮였던 듯하다. 내게 거짓된 세상을 만들어주면서까지, 무엇으로부터 나를 지키고자 했을까. sooaus_09@naver.com
“어쩔 수 있나.” “…” “난 이미 너를 각인해 버렸고, 그래서 너와는 달리 나에겐 선택지가 없는데.” 검은 늑대에게 각인되었다. 나도 모르는 새, 그가 원하던 때에. *** 나는 벨모어가의 비호를 받고, 벨모어는 내게서 엄마를 앗아갔다. 그래서 그의 핏줄인 칼라일 너도 증오하는데, 차마 너를 죽일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내게 너는 몇 번이고 자신을 죽이라고 한다. 그게 몇백번이고 받아주겠다고. 그러면서 제 목에 칼을 들이댄 나를 보좌관으로 두겠단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저 내 옆에 있어.” 그렇게까지 말하면서. *** “너로구나, 줄리아의 딸이.” “…제 어머니를 어떻게 아시죠?” “글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단순히 벨모어가에서 일어난 비극인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눈앞에 나타난 꺼림칙하고 소름 끼치는 사내. 그의 가느다랗고 희번덕이는 노란 눈동자는 절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아, 우리 엄마. 아무래도 벨모어보다 더 지독한 가문과 지독하게도 엮였던 듯하다. 내게 거짓된 세상을 만들어주면서까지, 무엇으로부터 나를 지키고자 했을까. sooaus_0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