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백수 생활 끝에 드디어 첫 출근을 앞둔 그날 밤, 뜬금없이 소설 속 악녀로 빙의했다. 차원에 균열이 생겨 이곳으로 오게 됐단다. 차원이 완전히 닫히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고작 1년. 균열을 만든 이의 염원을 들어주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데…. 그 염원이 조금 이상하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이 황궁에 꽃이 만개해야 한다는 것. 폭군 남주의 시선을 피해 꽃을 피우는 것도 모자라 악녀의 데드엔딩도 피해야 한다니. 백수 끝 꽃길 시작 아니었냐고! - “오늘은 또 무슨 꽃을 심고 있다지?” 무미건조하지만 약간의 흥미가 담긴 질문이었다. “므리방이라는 겨울꽃입니다. 투박하지만 추위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브로디안 경은 짧은 대답을 마치고는 긴장한 듯 마른 침을 삼켰다. 곧 이어질 제 주군의 대답을 예상하기에. “전부 뽑아 버리도록.” 미계약작 : wn-rebetter@naver.com
긴 백수 생활 끝에 드디어 첫 출근을 앞둔 그날 밤, 뜬금없이 소설 속 악녀로 빙의했다. 차원에 균열이 생겨 이곳으로 오게 됐단다. 차원이 완전히 닫히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고작 1년. 균열을 만든 이의 염원을 들어주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데…. 그 염원이 조금 이상하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이 황궁에 꽃이 만개해야 한다는 것. 폭군 남주의 시선을 피해 꽃을 피우는 것도 모자라 악녀의 데드엔딩도 피해야 한다니. 백수 끝 꽃길 시작 아니었냐고! - “오늘은 또 무슨 꽃을 심고 있다지?” 무미건조하지만 약간의 흥미가 담긴 질문이었다. “므리방이라는 겨울꽃입니다. 투박하지만 추위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브로디안 경은 짧은 대답을 마치고는 긴장한 듯 마른 침을 삼켰다. 곧 이어질 제 주군의 대답을 예상하기에. “전부 뽑아 버리도록.” 미계약작 : wn-rebette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