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체라난드에서 보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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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의 어머니 니나 부인은 집안의 골칫덩이인지 오래인 루시를 치워버릴 궁리를 하다 마침내 해결책을 마련했다. 그것이 도피의 시작점이었다. "결혼하렴, 루시." 성년이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루시는 그 길로 혼처가 정해졌다. 상대는 제법 큰 영지인 이 솔랑스에서 돈이 많기로 소문이 자자한 제롬 남작이었다. 그는 검버섯이 많고 치아를 많이 잃어 본래 나이보다 더욱 늙어 보였다. 무엇보다 재취 자리였기에, 그는 많은 욕심을 내지 않고 몰락귀족이라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다 가족도 없는 외톨이인 루시를 눈여겨보았다가 니나부인이 루시의 혼처를 구하는 소식을 듣고는 부리나케 청혼했다. 함께 십 년 남짓 살았음에도 자신을 팔아치우는 데에 별 거리낌이 없는 케틀러가의 일원들에게 루시는 크나큰 분노를 느끼던 참이었다. 그들이 자신을 떠맡은 뒤 하녀 부리듯 해오던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저 거둬줬다는 것만으로 이해하고 지내던 세월이었다. 헌데 또 이런 취급이라니! 오직 오랜 앙숙이었던 벤만이, 루시를 국경의 한적한 시골 영지 체라난드로 이끌고... 낯선 자리를 비집고 들어간 어느 이방인들의 시시콜콜하고도 긴 적응기.

벤의 어머니 니나 부인은 집안의 골칫덩이인지 오래인 루시를 치워버릴 궁리를 하다 마침내 해결책을 마련했다. 그것이 도피의 시작점이었다. "결혼하렴, 루시." 성년이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루시는 그 길로 혼처가 정해졌다. 상대는 제법 큰 영지인 이 솔랑스에서 돈이 많기로 소문이 자자한 제롬 남작이었다. 그는 검버섯이 많고 치아를 많이 잃어 본래 나이보다 더욱 늙어 보였다. 무엇보다 재취 자리였기에, 그는 많은 욕심을 내지 않고 몰락귀족이라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다 가족도 없는 외톨이인 루시를 눈여겨보았다가 니나부인이 루시의 혼처를 구하는 소식을 듣고는 부리나케 청혼했다. 함께 십 년 남짓 살았음에도 자신을 팔아치우는 데에 별 거리낌이 없는 케틀러가의 일원들에게 루시는 크나큰 분노를 느끼던 참이었다. 그들이 자신을 떠맡은 뒤 하녀 부리듯 해오던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저 거둬줬다는 것만으로 이해하고 지내던 세월이었다. 헌데 또 이런 취급이라니! 오직 오랜 앙숙이었던 벤만이, 루시를 국경의 한적한 시골 영지 체라난드로 이끌고... 낯선 자리를 비집고 들어간 어느 이방인들의 시시콜콜하고도 긴 적응기.

서양풍앙숙에서연인짝사랑성장애절이방인전원일기결국은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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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멋공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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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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