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살자와 결혼했다. 나의 나라를 팔아먹고 나의 동지들을 죽인 학살자와. 나의 나라를 구하고 나의 동지들을 살리기 위해. 그러니 우리가 결혼한 그날은, 우리의 증오가 시작된 날이었다. * “부인께서 탈옥시킨 독립군. 어디로 갔습니까.” “…….” “그토록 혐오하는 나와 결혼까지 하면서 살린 그놈, 어디로 갔냔 말입니다.” 키제프의 물음에 캐슬린의 볼이 돌연 알의 부화처럼 꿈틀거렸다. 자살용 캡슐을 입에 물고 있는 것이었다. 날 이렇게 난도질 해놓고 감히 내 앞에서 죽겠다고. 그렇게는 안 되지. 키제프는 잽싸게 그녀를 덮쳤다. 그리고 거칠게 그녀의 뺨을 붙잡아 제 쪽으로 당겨왔다. 캐슬린은 거세게 도리질하며 저항했다. 그러나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키제프는 그녀의 턱을 제 숨 앞으로 끌어당겨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이윽고 퉤, 그녀에게서 빼앗은 캡슐을 바닥에 뱉었다. ‘개새끼.’ 캐슬린은 경멸 어린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손등으로 입술을 벅벅 닦았다. “결혼하고 첫 입맞춤이 마음에 안 드셨나 봅니다, 부인.” 키제프가 입꼬리를 비릿하게 살랑거리며 말했다.
나는 학살자와 결혼했다. 나의 나라를 팔아먹고 나의 동지들을 죽인 학살자와. 나의 나라를 구하고 나의 동지들을 살리기 위해. 그러니 우리가 결혼한 그날은, 우리의 증오가 시작된 날이었다. * “부인께서 탈옥시킨 독립군. 어디로 갔습니까.” “…….” “그토록 혐오하는 나와 결혼까지 하면서 살린 그놈, 어디로 갔냔 말입니다.” 키제프의 물음에 캐슬린의 볼이 돌연 알의 부화처럼 꿈틀거렸다. 자살용 캡슐을 입에 물고 있는 것이었다. 날 이렇게 난도질 해놓고 감히 내 앞에서 죽겠다고. 그렇게는 안 되지. 키제프는 잽싸게 그녀를 덮쳤다. 그리고 거칠게 그녀의 뺨을 붙잡아 제 쪽으로 당겨왔다. 캐슬린은 거세게 도리질하며 저항했다. 그러나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키제프는 그녀의 턱을 제 숨 앞으로 끌어당겨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이윽고 퉤, 그녀에게서 빼앗은 캡슐을 바닥에 뱉었다. ‘개새끼.’ 캐슬린은 경멸 어린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손등으로 입술을 벅벅 닦았다. “결혼하고 첫 입맞춤이 마음에 안 드셨나 봅니다, 부인.” 키제프가 입꼬리를 비릿하게 살랑거리며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