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왕세자에게 구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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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이 망해버린 귀족에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속이 쓰라렸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트린 황궁의 휘황찬란한 건물을 보고서 모든 게 원망스럽고 두려웠다. 그녀를 지켜줄 가문과 가족들은 남아있지 않았다. 먼 친척들은 괜히 반역자와 엮이고 싶지 않은 듯 병균 취급하며 외면했다. 친척들뿐만이 아니었다. 모두가 한순간에 몰락한 그녀를 비웃고 괴롭혔다. 그런데도 그녀는 매번 눈앞의 연회장에 끌려왔다. 황실에선 계속해서 그녀 이름으로 초대장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공녀. 오랜만에 보는군. 설마 그새 날 잊은 건 아니겠지?” 익숙한 얼굴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아이젤 또한 기억하고 있었다.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자신이 이렇게 되기 전만 해도 열렬하게 구애 해오던 남자였는데. “오늘까지 정하는 게 좋을 거야. 내 정부가 되는 것에 대해.” 그러나 지금은 그저 자신을 탐하고 희롱하려는 짐승에 지니지 않았다. “이 밤이 끝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 죽고 싶은 밤이었다. 애써 잊었던 로베르가 말한 시각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생각할 때면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래, 지금 죽는 게 맞을 거야. 지금이 거의 유일한 기회야.’ 방해할 사람이 없는 지금이 벗어날 유일한 기회였다. 비록 죽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지금 죽어야 했다. “부디 내 죽음이 제국을 망하게 하기를.” “왜 죽으려는 거지.” 하지만 그녀는 죽지 못했다. “왜 죽으려는 건지 모르겠군. 제국이 망하길 바란다면 살아서 그걸 두 눈으로 봐야지 않나.” 백금발에 창백한 얼굴과 녹음을 머금은 눈빛이. 그 눈빛에는 소름 끼칠 정도로 차가우면서도 이글거릴 정도로 뜨거운 분노가 담겨있었다. fpsk096@naver.com 미계약작

가문이 망해버린 귀족에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속이 쓰라렸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트린 황궁의 휘황찬란한 건물을 보고서 모든 게 원망스럽고 두려웠다. 그녀를 지켜줄 가문과 가족들은 남아있지 않았다. 먼 친척들은 괜히 반역자와 엮이고 싶지 않은 듯 병균 취급하며 외면했다. 친척들뿐만이 아니었다. 모두가 한순간에 몰락한 그녀를 비웃고 괴롭혔다. 그런데도 그녀는 매번 눈앞의 연회장에 끌려왔다. 황실에선 계속해서 그녀 이름으로 초대장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공녀. 오랜만에 보는군. 설마 그새 날 잊은 건 아니겠지?” 익숙한 얼굴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아이젤 또한 기억하고 있었다.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자신이 이렇게 되기 전만 해도 열렬하게 구애 해오던 남자였는데. “오늘까지 정하는 게 좋을 거야. 내 정부가 되는 것에 대해.” 그러나 지금은 그저 자신을 탐하고 희롱하려는 짐승에 지니지 않았다. “이 밤이 끝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 죽고 싶은 밤이었다. 애써 잊었던 로베르가 말한 시각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생각할 때면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래, 지금 죽는 게 맞을 거야. 지금이 거의 유일한 기회야.’ 방해할 사람이 없는 지금이 벗어날 유일한 기회였다. 비록 죽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지금 죽어야 했다. “부디 내 죽음이 제국을 망하게 하기를.” “왜 죽으려는 거지.” 하지만 그녀는 죽지 못했다. “왜 죽으려는 건지 모르겠군. 제국이 망하길 바란다면 살아서 그걸 두 눈으로 봐야지 않나.” 백금발에 창백한 얼굴과 녹음을 머금은 눈빛이. 그 눈빛에는 소름 끼칠 정도로 차가우면서도 이글거릴 정도로 뜨거운 분노가 담겨있었다. fpsk096@naver.com 미계약작

상처녀쌍방구원시한부집착피폐후회권선징악능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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