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담과 김열음, 한국에서 가장 많다는 성인 김 씨. 흔하디 흔한 성씨가 불러온 관계였다. 가나다 순으로 메겨진 출석번호와 그에 따라 정해진 자리로, 자연스럽게 김담 옆에는 김열음이, 김열음 옆에는 김담이 붙어있었다. 그렇게 함께한 년수가 올해로 11년째였다. 그리고 김담은, 김열음을 좋아한다. 무려 3년째. 중학교 졸업식을 앞둔 겨울 끄트머리에서야 김담은 인정했다. 제가 김열음을 좋아한다는 것을. *** -내가 왜 좋아? -...... 예쁘장한 얼굴이, 단정한 성격이, 나른하게 불러주는 제 이름이, 제게만 이따금씩 보여주는 진심 어린 다정함이, .. 하나하나 꼽는 게 어려워 섣불리 대답을 내밀지 못 했을 뿐이었는데 김열음의 눈에는 그게 고민처럼 보였나 보다. -모르겠지? 담아, 우리가 너무 오래 같이 해서, 너무 오래 서로만 곁에 두고 지냈으니까. 그래서 친구로서의 호감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착각으로 결말을 내렸다. 제 마음에 대해 감히 네 마음대로. 저조차도 착각이길 바랐던 3년이었다. 덮어씌운 날로, 혹여라도 깊어질까 더 헤집지도 못 하고 대략적으로 헤아린 날짜였는데. 그게 호감의 착각이란다. 호감이랑 사랑마저 구별 못 하고 고백을 털어놓을 머저리로 보였던지. *** .. 있잖아, 열음아. -이제는 너 안 좋아하려고. 거짓말이었다. 애시당초 가능한 이야기일 리가 없다. 미련한 짝사랑만 7년째였다. 그런 내가 김열음을 하루아침에 마음에서 내놓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김열음은 제가 사랑해 마지않던 그 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왜? 왜 같은 소리 하네. 차 떠났다 이 새끼야. 목 끝까지 차오른 대답을 내뱉을 수가 없다. 그 차 아직 시동도 못 걸었으니까. 마음이라도 맡겨놓은 양 구는 이 뻔뻔한 놈을 도무지 마음에서 내쫓을 수가 없었다. *️⃣김열음(공) *️⃣김 담(수) *비정기 연재 *표지디자인 @hoyayang_design 님 커미션 *뷰어 설정시 들여쓰기 설정 버전을 추천드립니다
김담과 김열음, 한국에서 가장 많다는 성인 김 씨. 흔하디 흔한 성씨가 불러온 관계였다. 가나다 순으로 메겨진 출석번호와 그에 따라 정해진 자리로, 자연스럽게 김담 옆에는 김열음이, 김열음 옆에는 김담이 붙어있었다. 그렇게 함께한 년수가 올해로 11년째였다. 그리고 김담은, 김열음을 좋아한다. 무려 3년째. 중학교 졸업식을 앞둔 겨울 끄트머리에서야 김담은 인정했다. 제가 김열음을 좋아한다는 것을. *** -내가 왜 좋아? -...... 예쁘장한 얼굴이, 단정한 성격이, 나른하게 불러주는 제 이름이, 제게만 이따금씩 보여주는 진심 어린 다정함이, .. 하나하나 꼽는 게 어려워 섣불리 대답을 내밀지 못 했을 뿐이었는데 김열음의 눈에는 그게 고민처럼 보였나 보다. -모르겠지? 담아, 우리가 너무 오래 같이 해서, 너무 오래 서로만 곁에 두고 지냈으니까. 그래서 친구로서의 호감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착각으로 결말을 내렸다. 제 마음에 대해 감히 네 마음대로. 저조차도 착각이길 바랐던 3년이었다. 덮어씌운 날로, 혹여라도 깊어질까 더 헤집지도 못 하고 대략적으로 헤아린 날짜였는데. 그게 호감의 착각이란다. 호감이랑 사랑마저 구별 못 하고 고백을 털어놓을 머저리로 보였던지. *** .. 있잖아, 열음아. -이제는 너 안 좋아하려고. 거짓말이었다. 애시당초 가능한 이야기일 리가 없다. 미련한 짝사랑만 7년째였다. 그런 내가 김열음을 하루아침에 마음에서 내놓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김열음은 제가 사랑해 마지않던 그 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왜? 왜 같은 소리 하네. 차 떠났다 이 새끼야. 목 끝까지 차오른 대답을 내뱉을 수가 없다. 그 차 아직 시동도 못 걸었으니까. 마음이라도 맡겨놓은 양 구는 이 뻔뻔한 놈을 도무지 마음에서 내쫓을 수가 없었다. *️⃣김열음(공) *️⃣김 담(수) *비정기 연재 *표지디자인 @hoyayang_design 님 커미션 *뷰어 설정시 들여쓰기 설정 버전을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