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게 이어지던 전쟁은 마침내 끝이 났지만, 그것이 할퀴고 간 상흔은 가시지 않은 시기. 외진 북부에 자리한 영지 칼리번은 영주인 미치광이 공작이 오랫동안 비어 있던 대저택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뒤숭숭하다. 그런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뮈렌은 큰 보수 때문에 공작이 지내는 대저택에서 임시로 일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저택으로 온 첫날 밤, 아무도 없는 복도 위에서 별안간 정신을 차린 뮈렌의 눈앞에 놀랍도록 차갑고 고압적인 얼굴을 가진 유령이 나타나게 되는데…. ---- 그는 얼른 고개를 숙이고 몸을 최대한 구석에 붙였다. 하지만 너무 다급했던 탓인지 의자를 넘어뜨렸다. 황급히 의자를 다시 세우려다가 제 앞에 선 이의 발과 눈을 마주쳤다. 이곳에서 보기 힘든 고급 가죽으로 만든 구두가 눈에 들어왔다. “덜떨어졌군.” 냉기를 품은 목소리는 처음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거만한 말투로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이 저택에서 그럴 만한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다. “고개 들어.” 그 말과 동시에 억지로 턱을 붙잡혀 고개가 들어 올려졌다. 뮈렌은 무심코 숨을 들이켰다. 코앞까지 들이밀어진 얼굴에 흐트러진 검은 머리칼 사이로 선명한 밝은 하늘색 눈동자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른 탓인지 팔이 길어 보여 마치 큰 거미 같아 보이는 사내는 저택의 초상화에 있던 조상들과 비슷한 고압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옷차림은 잠자리에서 막 일어난 것처럼 허술했다. 사실 뮈렌을 놀라게 한 건 다른 것이었다. 마주한 얼굴은 분명 그 유령의 얼굴이었다. “말해봐.” 턱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 수: 뮈렌 (20대 후반) 칼리번 영지의 품팔이 일꾼, 전쟁의 상흔이 얼굴에 흉터로 남았지만 그럼에도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분위기가 있다. 밀빛에 가까운 짧은 금발에 연녹색 눈을 가진 사내. 공: 로사드 (20대 후반) 흑색 장발에 새파란 눈동자를 가진 칼리번 공작 로사드 올리바 듀렛, 큰 키에 자세가 구부정하고 말랐다.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정이 그대로 드러난 얼굴이나 외모가 뛰어나다. 퍼석퍼석한 지름작입니다. *제목 변경 공작님이 나를 너무 싫어한다>미치광이 공작님과의 기묘한 나날 * 각종 수정 주의 bookbook2449@gmail.com 표지제작: 본인 이미지출처: unsplash
지겹게 이어지던 전쟁은 마침내 끝이 났지만, 그것이 할퀴고 간 상흔은 가시지 않은 시기. 외진 북부에 자리한 영지 칼리번은 영주인 미치광이 공작이 오랫동안 비어 있던 대저택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뒤숭숭하다. 그런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뮈렌은 큰 보수 때문에 공작이 지내는 대저택에서 임시로 일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저택으로 온 첫날 밤, 아무도 없는 복도 위에서 별안간 정신을 차린 뮈렌의 눈앞에 놀랍도록 차갑고 고압적인 얼굴을 가진 유령이 나타나게 되는데…. ---- 그는 얼른 고개를 숙이고 몸을 최대한 구석에 붙였다. 하지만 너무 다급했던 탓인지 의자를 넘어뜨렸다. 황급히 의자를 다시 세우려다가 제 앞에 선 이의 발과 눈을 마주쳤다. 이곳에서 보기 힘든 고급 가죽으로 만든 구두가 눈에 들어왔다. “덜떨어졌군.” 냉기를 품은 목소리는 처음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거만한 말투로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이 저택에서 그럴 만한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다. “고개 들어.” 그 말과 동시에 억지로 턱을 붙잡혀 고개가 들어 올려졌다. 뮈렌은 무심코 숨을 들이켰다. 코앞까지 들이밀어진 얼굴에 흐트러진 검은 머리칼 사이로 선명한 밝은 하늘색 눈동자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른 탓인지 팔이 길어 보여 마치 큰 거미 같아 보이는 사내는 저택의 초상화에 있던 조상들과 비슷한 고압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옷차림은 잠자리에서 막 일어난 것처럼 허술했다. 사실 뮈렌을 놀라게 한 건 다른 것이었다. 마주한 얼굴은 분명 그 유령의 얼굴이었다. “말해봐.” 턱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 수: 뮈렌 (20대 후반) 칼리번 영지의 품팔이 일꾼, 전쟁의 상흔이 얼굴에 흉터로 남았지만 그럼에도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분위기가 있다. 밀빛에 가까운 짧은 금발에 연녹색 눈을 가진 사내. 공: 로사드 (20대 후반) 흑색 장발에 새파란 눈동자를 가진 칼리번 공작 로사드 올리바 듀렛, 큰 키에 자세가 구부정하고 말랐다.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정이 그대로 드러난 얼굴이나 외모가 뛰어나다. 퍼석퍼석한 지름작입니다. *제목 변경 공작님이 나를 너무 싫어한다>미치광이 공작님과의 기묘한 나날 * 각종 수정 주의 bookbook2449@gmail.com 표지제작: 본인 이미지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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