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에서 꺼림칙한 붉은 비가 쏟아진다. 그것은 핏물도, 불타는 운석 조각도 아니다. 은유나 비유 따위가 아닌, 말 그대로 붉은 비. 노이즈 낀 붉은 직선은 분노한 신의 단죄처럼 보였고, 가로막는 모든 것을—건물, 자동차, 사람까지—관통했다. 폭발도, 잔해도, 붕괴도 없다. 그저 지우며 내려갈 뿐. 이 기현상은 전 세계를 동시에 덮었고, 오르트 구름 너머로 떠난 무인탐사선 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그 잔해, 아니 공허 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남자. 그는 신에게 선택받은 걸까, 버림받은 걸까.
하늘 위에서 꺼림칙한 붉은 비가 쏟아진다. 그것은 핏물도, 불타는 운석 조각도 아니다. 은유나 비유 따위가 아닌, 말 그대로 붉은 비. 노이즈 낀 붉은 직선은 분노한 신의 단죄처럼 보였고, 가로막는 모든 것을—건물, 자동차, 사람까지—관통했다. 폭발도, 잔해도, 붕괴도 없다. 그저 지우며 내려갈 뿐. 이 기현상은 전 세계를 동시에 덮었고, 오르트 구름 너머로 떠난 무인탐사선 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그 잔해, 아니 공허 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남자. 그는 신에게 선택받은 걸까, 버림받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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