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라이트 (Lucky Light)

57명 보는 중
5개의 댓글

8

·

4

·

5

모든 것이 평균 이하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해람에겐, 모든 것이 비범한 아는 형이 있다. 원래부터도 잘 사는 집 아들이었던 그 형(민재이), 어느 날 재벌 3세(차지한)와 결혼을 하며 더더욱 다른 세계의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게 끝일 줄 알았는데, 웬걸. 연애도 요란하게 하더니, 신혼 생활은 더 요란하게 하는 민재이덕에 해람도 어느새 그 세계로 끌려들어 갔다. 갑자기 남편 회사 근처에 카페를 열겠다며 해람을 직원으로 채용해버린 것. 그렇게 얼결에 출근을 시작한 그곳에서, 해람은 한 남자를 만났다. 차지한의 비서, 공도무. 그저 얼굴만 아는 사이로 스쳐 지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왜인지 자꾸만 얽히게 된다. 얼굴을 보고, 시선을 맞추고, 대화를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공도무와의 거리가 한 뼘밖에 남지 않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혼란스러운 제 마음을 꾹꾹 누르기도 바쁜 와중에, 해람은 들켜버리고 말았다. 제 근본적인 결함을. 제일 들키고 싶지 않았던 그에게. --- 공 : 공도무 - 그저 직업이 비서일 뿐 남 챙기는 건 천성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꾸깃꾸깃 뭉쳐진 종이 같은 그 사람이 자꾸만 눈에 걸린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구겨져버린 걸까,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었다. 조심조심 펴서 매만지다 보니 자꾸만 욕심이 났다.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그렇게 버려질 존재가 아니라고. 수 : 지해람 -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불행의 굴레를 벗어날 힘도 없다. 당연히 제 인생에 사랑은 허락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 사람이 자꾸만 마음을 두드린다. 세상의 모든 행운을 가진 듯,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사람이 다정하기까지 하다. 물어보고 싶다. 어떻게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해 줄 수 있냐고. --- “지해람 씨가 안 계셨다면, 아마 이사님께서는 금방 흥미를 잃으셨을 겁니다. 그러니 지해람 씨는 카페에 꼭 필요한 분이십니다.” 담담하게 이어지는 말들에 해람은 제 볼이 점점 따끈해지는 걸 느꼈다. “… 필요한 사람…” 해람이 작게 따라 하자 웅얼웅얼 입안을 채운 단어들이, 어느새 스며들어 마음 한구석에 몽글몽글 작게 덩어리졌다. “아직도 안 믿기십니까?” “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처음 들어봐서…” 장난스레 던진 공도무의 말에 화들짝 놀란 해람에게서 뜻밖의 단어가 튀어나왔다. 처음? 조금 의아했지만 공도무는 이내 아무렇지 않게 되물었다. “그러십니까?” “… 네…” “이사님께서도 이런 식의 표현 많이 하시지 않습니까?” “말을 많이 하긴 하는데… 그만큼 장난도 많이 섞여있어서… 놀리는 건지 칭찬하는 건지 애매할 때가 많아요…” 약간의 투덜거림이 섞인 해람의 목소리에는 그럼에도 분명 따스함이 녹아있었다. 완전히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온도로 말하는구나, 공도무의 입꼬리가 스르륵 올라갔다. “그럼 제가 하는 말은 진심이라고 생각해 주시는 겁니까?” “… 진심이었으면… 좋겠어요…” 한참을 머뭇거리던 해람이 조심스레 답했다. 공도무의 눈가가 살짝 움찔하며, 올라갔던 입꼬리 역시 그대로 잠시 굳어버렸다. 그러나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공도무가 늘 그랬던 것처럼 차분하고 진중하게 답했다. “진심입니다.”

모든 것이 평균 이하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해람에겐, 모든 것이 비범한 아는 형이 있다. 원래부터도 잘 사는 집 아들이었던 그 형(민재이), 어느 날 재벌 3세(차지한)와 결혼을 하며 더더욱 다른 세계의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게 끝일 줄 알았는데, 웬걸. 연애도 요란하게 하더니, 신혼 생활은 더 요란하게 하는 민재이덕에 해람도 어느새 그 세계로 끌려들어 갔다. 갑자기 남편 회사 근처에 카페를 열겠다며 해람을 직원으로 채용해버린 것. 그렇게 얼결에 출근을 시작한 그곳에서, 해람은 한 남자를 만났다. 차지한의 비서, 공도무. 그저 얼굴만 아는 사이로 스쳐 지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왜인지 자꾸만 얽히게 된다. 얼굴을 보고, 시선을 맞추고, 대화를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공도무와의 거리가 한 뼘밖에 남지 않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혼란스러운 제 마음을 꾹꾹 누르기도 바쁜 와중에, 해람은 들켜버리고 말았다. 제 근본적인 결함을. 제일 들키고 싶지 않았던 그에게. --- 공 : 공도무 - 그저 직업이 비서일 뿐 남 챙기는 건 천성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꾸깃꾸깃 뭉쳐진 종이 같은 그 사람이 자꾸만 눈에 걸린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구겨져버린 걸까,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었다. 조심조심 펴서 매만지다 보니 자꾸만 욕심이 났다.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그렇게 버려질 존재가 아니라고. 수 : 지해람 -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불행의 굴레를 벗어날 힘도 없다. 당연히 제 인생에 사랑은 허락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 사람이 자꾸만 마음을 두드린다. 세상의 모든 행운을 가진 듯,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사람이 다정하기까지 하다. 물어보고 싶다. 어떻게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해 줄 수 있냐고. --- “지해람 씨가 안 계셨다면, 아마 이사님께서는 금방 흥미를 잃으셨을 겁니다. 그러니 지해람 씨는 카페에 꼭 필요한 분이십니다.” 담담하게 이어지는 말들에 해람은 제 볼이 점점 따끈해지는 걸 느꼈다. “… 필요한 사람…” 해람이 작게 따라 하자 웅얼웅얼 입안을 채운 단어들이, 어느새 스며들어 마음 한구석에 몽글몽글 작게 덩어리졌다. “아직도 안 믿기십니까?” “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처음 들어봐서…” 장난스레 던진 공도무의 말에 화들짝 놀란 해람에게서 뜻밖의 단어가 튀어나왔다. 처음? 조금 의아했지만 공도무는 이내 아무렇지 않게 되물었다. “그러십니까?” “… 네…” “이사님께서도 이런 식의 표현 많이 하시지 않습니까?” “말을 많이 하긴 하는데… 그만큼 장난도 많이 섞여있어서… 놀리는 건지 칭찬하는 건지 애매할 때가 많아요…” 약간의 투덜거림이 섞인 해람의 목소리에는 그럼에도 분명 따스함이 녹아있었다. 완전히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온도로 말하는구나, 공도무의 입꼬리가 스르륵 올라갔다. “그럼 제가 하는 말은 진심이라고 생각해 주시는 겁니까?” “… 진심이었으면… 좋겠어요…” 한참을 머뭇거리던 해람이 조심스레 답했다. 공도무의 눈가가 살짝 움찔하며, 올라갔던 입꼬리 역시 그대로 잠시 굳어버렸다. 그러나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공도무가 늘 그랬던 것처럼 차분하고 진중하게 답했다. “진심입니다.”

현대일상물잔잔물구원물다정공상처수연상연하미남공미인수
회차 2
댓글 5
이멋공 0
롤링 0
1화부터
최신순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