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포져 (Expo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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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필름에 노출되어 상이 맺히듯, 성실하지만 어딘가 흐릿한 삶을 살아가던 나진은 우연히 만난 주혁에게 서서히 노출되며 찬란한 색을 입기 시작한다. 어느 날, 평소 롤모델로서 존경하던 선배 지윤으로부터 받은 과외 제안. “그런데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수험생인데..” 나진이 우는소리를 하자, 지윤이 고개를 저었다. “아냐, 아냐. 걔가 좀 날라리라 그렇지, 기초는 탄탄하니까 편하게 해. 편하게. 이번에 또 망치면 그 길이 아닌 거지, 뭐.” ** “갔네, 갔어. 넘어갔네 윤나진” 하던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있던 나진을 향해, 채이가 오두방정을 떨었다. “안 좋아해. 그냥 손만 좋아. 손만” “너 예전에 이상형 뭐라 했는지 기억나? 술 좋아해도 잘 안 마시는 사람, 운전할 때 화 안 내는 사람, 또 뭐더라? 비온 뒤 죽어가는 지렁이 살려주는 사람 이랬나? 그런데 그 날라리를 좋아한다고?” “그냥… 그런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단 뜻이었지. 그리고 걔 안 좋아한다니까!” 습관적으로 연달아 부정했지만, 요즘 들어 스무 살 수험생이 자주 떠오르는 건 사실이었다. 단순한 시작으로 만난 인연은, 생각보다 더 선명하고 깊은 흔적을 남긴다. 때로는 멀어지고, 때로는 겹쳐지는 두 사람의 계절 속에서 노출된 감정은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진심이 된다. [윤나진] 23세. 국제학부 3학년. 조용하고 성실한 성격의 소유자. 사교적인 편은 아니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깊은 관계를 맺을 줄 안다. 부모님의 이혼 후 5살 터울의 오빠와 함께 살아가며, 겉으로는 부족함 없는 안정적인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공군 소장인 아버지의 엄격한 교육관 아래, 어릴 적부터 ‘책임감 있는 인생’을 강요받아왔고, 그 영향으로 비교적 진로가 뚜렷한 국제학부를 선택했다. 그나마 공부가 적성에 맞아 학교생활에 무리 없이 적응했지만, 딱딱한 현실의 균형을 잡아주는 건 오히려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었다. 프레임 안에 빛을 담는 순간이야말로 나진에게는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다. 과외를 맡으며 만난 재수생 주혁에게 조금씩 마음이 기울지만, 현실적인 성격 탓에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책임 없는 사랑은 시작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연애관을 가진 인물로, 사랑 앞에서조차 스스로에게 엄격한 룰을 적용하려 애쓴다. [한주혁] 20세. 체육교육과 진학을 준비 중인 재수생.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지만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두게 되고, 은퇴 이후 비교적 빠르게 진로를 재정비해 체육교사를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 목표로 한 성적은 안정권이었지만, 수능 당일 뜻밖의 컨디션 난조로 실수를 범하며 1년을 더 준비하게 된다. 겉보기엔 자유롭고 장난기 많아 보이지만, 내면은 꽤 단단하고 진중하다. ‘날라리 수험생’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평소엔 묵묵히 자기 길을 걸으며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필요할 땐 감정 대신 행동으로 진심을 표현할 줄 아는 인물. 외사촌 누나의 추천으로 과외 선생 윤나진을 만나게 되고, 처음엔 수업과 학습 관리를 받는 입장이었지만, 점차 나진에게 마음을 품게 되고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의 설렘’이 아닌, ‘지속될 수 있는 관계’를 바라는 성숙한 시각을 가진 청년.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리듬을 지켜가는 삶의 태도가 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디리토에서만 연재중입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필름에 노출되어 상이 맺히듯, 성실하지만 어딘가 흐릿한 삶을 살아가던 나진은 우연히 만난 주혁에게 서서히 노출되며 찬란한 색을 입기 시작한다. 어느 날, 평소 롤모델로서 존경하던 선배 지윤으로부터 받은 과외 제안. “그런데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수험생인데..” 나진이 우는소리를 하자, 지윤이 고개를 저었다. “아냐, 아냐. 걔가 좀 날라리라 그렇지, 기초는 탄탄하니까 편하게 해. 편하게. 이번에 또 망치면 그 길이 아닌 거지, 뭐.” ** “갔네, 갔어. 넘어갔네 윤나진” 하던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있던 나진을 향해, 채이가 오두방정을 떨었다. “안 좋아해. 그냥 손만 좋아. 손만” “너 예전에 이상형 뭐라 했는지 기억나? 술 좋아해도 잘 안 마시는 사람, 운전할 때 화 안 내는 사람, 또 뭐더라? 비온 뒤 죽어가는 지렁이 살려주는 사람 이랬나? 그런데 그 날라리를 좋아한다고?” “그냥… 그런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단 뜻이었지. 그리고 걔 안 좋아한다니까!” 습관적으로 연달아 부정했지만, 요즘 들어 스무 살 수험생이 자주 떠오르는 건 사실이었다. 단순한 시작으로 만난 인연은, 생각보다 더 선명하고 깊은 흔적을 남긴다. 때로는 멀어지고, 때로는 겹쳐지는 두 사람의 계절 속에서 노출된 감정은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진심이 된다. [윤나진] 23세. 국제학부 3학년. 조용하고 성실한 성격의 소유자. 사교적인 편은 아니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깊은 관계를 맺을 줄 안다. 부모님의 이혼 후 5살 터울의 오빠와 함께 살아가며, 겉으로는 부족함 없는 안정적인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공군 소장인 아버지의 엄격한 교육관 아래, 어릴 적부터 ‘책임감 있는 인생’을 강요받아왔고, 그 영향으로 비교적 진로가 뚜렷한 국제학부를 선택했다. 그나마 공부가 적성에 맞아 학교생활에 무리 없이 적응했지만, 딱딱한 현실의 균형을 잡아주는 건 오히려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었다. 프레임 안에 빛을 담는 순간이야말로 나진에게는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다. 과외를 맡으며 만난 재수생 주혁에게 조금씩 마음이 기울지만, 현실적인 성격 탓에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책임 없는 사랑은 시작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연애관을 가진 인물로, 사랑 앞에서조차 스스로에게 엄격한 룰을 적용하려 애쓴다. [한주혁] 20세. 체육교육과 진학을 준비 중인 재수생.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지만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두게 되고, 은퇴 이후 비교적 빠르게 진로를 재정비해 체육교사를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 목표로 한 성적은 안정권이었지만, 수능 당일 뜻밖의 컨디션 난조로 실수를 범하며 1년을 더 준비하게 된다. 겉보기엔 자유롭고 장난기 많아 보이지만, 내면은 꽤 단단하고 진중하다. ‘날라리 수험생’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평소엔 묵묵히 자기 길을 걸으며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필요할 땐 감정 대신 행동으로 진심을 표현할 줄 아는 인물. 외사촌 누나의 추천으로 과외 선생 윤나진을 만나게 되고, 처음엔 수업과 학습 관리를 받는 입장이었지만, 점차 나진에게 마음을 품게 되고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의 설렘’이 아닌, ‘지속될 수 있는 관계’를 바라는 성숙한 시각을 가진 청년.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리듬을 지켜가는 삶의 태도가 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디리토에서만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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