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만에 이웃사촌으로 다시 만난 놈은 여전히 까칠했다. 달라진 건, 상처 가득했던 얼굴이 지금은 매우 말끔하다는 것 정도. “좋은 말로 할 때 이 집에 오지 말라고.” 협박조 말과 함께, 그놈이 멀쩡한 제 집 인터폰을 완전히 박살 낸 그날. 이강은 확실히 알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가 저와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그렇지만 말이지, 서이강이 어떤 사람인데. 본디 겁 없고, 무모하고, 대책도 없는 선머슴 아닌가. 그러므로 이강은 다짐하는 바였다. 문현진, 네가 날 아무리 밀어내더라도, 난 너와 꼭 친해지고 말겠다고. * * * 성욕과 아랫도리는 정신력으로 통제할 것. 현진이 살면서 수도 없이 되뇌었던 규칙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나서는, 사람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들이대는 서이강 앞에서는 아무 소용 없는 규칙이기도 했고. “계속 쳐다만 보지 말고 대답을 해. 나랑 할 거냐고.” 저 제안에 응한다면 어떻게 될는지. 머리로는 그 결과를 뻔히 알았지만 통제를 벗어난 입은 멋대로 움직였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드나드는 친구란 놈이 거슬려서. 질투심에 눈이 멀어서. 어쩌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선택, 그러나 현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없이 서툴렀던 첫사랑 앞에서는 정신력이고 나발이고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을.
10여 년 만에 이웃사촌으로 다시 만난 놈은 여전히 까칠했다. 달라진 건, 상처 가득했던 얼굴이 지금은 매우 말끔하다는 것 정도. “좋은 말로 할 때 이 집에 오지 말라고.” 협박조 말과 함께, 그놈이 멀쩡한 제 집 인터폰을 완전히 박살 낸 그날. 이강은 확실히 알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가 저와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그렇지만 말이지, 서이강이 어떤 사람인데. 본디 겁 없고, 무모하고, 대책도 없는 선머슴 아닌가. 그러므로 이강은 다짐하는 바였다. 문현진, 네가 날 아무리 밀어내더라도, 난 너와 꼭 친해지고 말겠다고. * * * 성욕과 아랫도리는 정신력으로 통제할 것. 현진이 살면서 수도 없이 되뇌었던 규칙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나서는, 사람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들이대는 서이강 앞에서는 아무 소용 없는 규칙이기도 했고. “계속 쳐다만 보지 말고 대답을 해. 나랑 할 거냐고.” 저 제안에 응한다면 어떻게 될는지. 머리로는 그 결과를 뻔히 알았지만 통제를 벗어난 입은 멋대로 움직였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드나드는 친구란 놈이 거슬려서. 질투심에 눈이 멀어서. 어쩌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선택, 그러나 현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없이 서툴렀던 첫사랑 앞에서는 정신력이고 나발이고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