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닿은 사이

338명 보는 중
0개의 댓글

5

·

4

·

16

하율과 지후는 빈말로라도 사랑이 넘치는 부부가 아니었다. 아니, 그들에게도 한 때는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손만 잡아도 설레고 눈만 마주쳐도 가슴이 뛰었던 그런 날들이 있었다. 십 대를 찬란하게 보낸 둘은 서로가 첫사랑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관계가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나랑 이혼하겠다고? 네가?” 지후의 물음에 그녀가 무심한 표정으로 짧게 대답했다. “그래.” “그게 네 꿈이다.” 연지후의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혼서류를 내밀었다. “응, 오래 전부터.” 하율의 소원은 오래 전부터 딱 하나였다. 사랑했던 사람이자, 이제는 미움만 남은 연지후에게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이제 그만 나를 놔줘. 이만하면 계약서대로 아내 노릇은 제대로 했잖아.” 놔달라는 그녀의 말에 지후는 대답대신 봉투를 찢었다. “죽었다 살아돌아오니까 제정신이 아니지?” 그의 눈매가 날카롭게 변했지만, 하율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 그녀는 되려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쉽게 해주지 않을 거라는 거 예상했어. 그렇다면 소송으로 가는 수밖에.” “이혼 소송할 비용은 있기나 해?” 돈, 하율의 인생을 잡아먹은 그 놈의 돈. “당연하지. 로펌도 좋은 곳으로 이미 구해놨어. 내 변호사 누가 지원해주시는 건데.” “아버지가 도와주시기라도 하나 봐?” 연지후의 눈썹이 씰룩 올라가자 그녀의 입꼬리도 덩달아 더욱 올라갔다. 오늘에서야 드디어 그의 뒷통수를 쳐보는 것 같다. “응.” 언제나 완벽하게 보이는 그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지는 얼굴을 보니 속이 조금 시원해졌다. 하율은 오직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 왔다. 남편이라는 새장에서 탈출하기를. “이혼하면 다시는 보지 말자.” 사랑했었고 이제는 미워져버린 내 남편-. “연지후.” 메일: jace0572@naver.com

하율과 지후는 빈말로라도 사랑이 넘치는 부부가 아니었다. 아니, 그들에게도 한 때는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손만 잡아도 설레고 눈만 마주쳐도 가슴이 뛰었던 그런 날들이 있었다. 십 대를 찬란하게 보낸 둘은 서로가 첫사랑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관계가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나랑 이혼하겠다고? 네가?” 지후의 물음에 그녀가 무심한 표정으로 짧게 대답했다. “그래.” “그게 네 꿈이다.” 연지후의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혼서류를 내밀었다. “응, 오래 전부터.” 하율의 소원은 오래 전부터 딱 하나였다. 사랑했던 사람이자, 이제는 미움만 남은 연지후에게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이제 그만 나를 놔줘. 이만하면 계약서대로 아내 노릇은 제대로 했잖아.” 놔달라는 그녀의 말에 지후는 대답대신 봉투를 찢었다. “죽었다 살아돌아오니까 제정신이 아니지?” 그의 눈매가 날카롭게 변했지만, 하율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 그녀는 되려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쉽게 해주지 않을 거라는 거 예상했어. 그렇다면 소송으로 가는 수밖에.” “이혼 소송할 비용은 있기나 해?” 돈, 하율의 인생을 잡아먹은 그 놈의 돈. “당연하지. 로펌도 좋은 곳으로 이미 구해놨어. 내 변호사 누가 지원해주시는 건데.” “아버지가 도와주시기라도 하나 봐?” 연지후의 눈썹이 씰룩 올라가자 그녀의 입꼬리도 덩달아 더욱 올라갔다. 오늘에서야 드디어 그의 뒷통수를 쳐보는 것 같다. “응.” 언제나 완벽하게 보이는 그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지는 얼굴을 보니 속이 조금 시원해졌다. 하율은 오직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 왔다. 남편이라는 새장에서 탈출하기를. “이혼하면 다시는 보지 말자.” 사랑했었고 이제는 미워져버린 내 남편-. “연지후.” 메일: jace0572@naver.com

애증현대로맨스집착남후회남선결혼후연애상처녀능력녀소유독점질투쌍방구원첫사랑
회차 14
댓글 0
이멋공 0
롤링 0
1화부터
최신순
loading
    맞닿은 사이 | 디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