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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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마주한 낯선 이국의 남자는 지안을 루비라고 불렀다. “루비.” “지안이요. 지안이라고 불러요.” “싫은데.” “아니 나는 그쪽이 찾는 루비가 아니라니까.” 남자가 찾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고 해도 자꾸만 지안을 루비라고 부르는 성가신 남자였다. “그럼 다른 이름으로 불러요. 루비 빼고 다 돼요.” “아가씨라고 하지.” “아가씨?” 아니 수많은 호칭을 두고 도대체 왜 아가씨라고 부른다는 건지. 지안은 그 이상한 호칭이 참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럼 저도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를게요, 아저씨.”“테오도르.” “아저씨.”“테오.” 어느 날 나타나 눈앞에 아른거리던 남자였다. 지안의 삶에 들어와 멋대로 비처럼 내려앉은 남자. “내가 필요하면 불러, 아가씨.” 이상한 문양이 그려진 호루라기를 손에 쥐어준 테오가 지안을 향해 희미하게 웃었다. “딱 한 번이야.” “쓸 일 없어요. 제 할 일은 어떻게든 알아서 하는 편이라.” “그래도. 언젠가 필요하면 불러.” 마치 언젠가 자신이 필요해질 거라는 확신이 담긴 목소리였다. ** 얼마나 죽도록 달렸는지 모르는 순간이었다. 온몸이 땀에 젖고 눈앞이 희미해지는 그 순간. 휘익! 젖먹던 힘을 다해 목에 걸려있던 호루라기를 불고 나서 지안은 눈을 질끈 감았다. 어디선가 날아오는 둔기를 피할 힘이 이젠 남아 있지 않았다. ‘뭐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둔기에 몸이 맞지 않자 서서히 눈을 뜬 지안이 멈칫했다. 방금까지 그녀를 위협하던 사람 대신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 선명하게 보인 탓이었다. “…테오?” 멋대로 사라졌던 그 남자가 다시 눈앞에 있었다. 지안의 목소리를 들은 그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안녕, 아가씨.”

어느날 마주한 낯선 이국의 남자는 지안을 루비라고 불렀다. “루비.” “지안이요. 지안이라고 불러요.” “싫은데.” “아니 나는 그쪽이 찾는 루비가 아니라니까.” 남자가 찾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고 해도 자꾸만 지안을 루비라고 부르는 성가신 남자였다. “그럼 다른 이름으로 불러요. 루비 빼고 다 돼요.” “아가씨라고 하지.” “아가씨?” 아니 수많은 호칭을 두고 도대체 왜 아가씨라고 부른다는 건지. 지안은 그 이상한 호칭이 참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럼 저도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를게요, 아저씨.”“테오도르.” “아저씨.”“테오.” 어느 날 나타나 눈앞에 아른거리던 남자였다. 지안의 삶에 들어와 멋대로 비처럼 내려앉은 남자. “내가 필요하면 불러, 아가씨.” 이상한 문양이 그려진 호루라기를 손에 쥐어준 테오가 지안을 향해 희미하게 웃었다. “딱 한 번이야.” “쓸 일 없어요. 제 할 일은 어떻게든 알아서 하는 편이라.” “그래도. 언젠가 필요하면 불러.” 마치 언젠가 자신이 필요해질 거라는 확신이 담긴 목소리였다. ** 얼마나 죽도록 달렸는지 모르는 순간이었다. 온몸이 땀에 젖고 눈앞이 희미해지는 그 순간. 휘익! 젖먹던 힘을 다해 목에 걸려있던 호루라기를 불고 나서 지안은 눈을 질끈 감았다. 어디선가 날아오는 둔기를 피할 힘이 이젠 남아 있지 않았다. ‘뭐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둔기에 몸이 맞지 않자 서서히 눈을 뜬 지안이 멈칫했다. 방금까지 그녀를 위협하던 사람 대신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 선명하게 보인 탓이었다. “…테오?” 멋대로 사라졌던 그 남자가 다시 눈앞에 있었다. 지안의 목소리를 들은 그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안녕, 아가씨.”

계략남주다정남주쌍방구원성장여주재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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