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무친왕의 네 번째 신부라지? 이번에도 혼백이 빠져나가거나, 미쳐버린다더라.” 살인귀, 괴물. 세간이 두려워하는 존재, 영무친왕 왕윤(王允). 그의 네 번째 신부로 지목된 이는 영안후부(永安侯府)의 장녀였다. 하지만 혼례날, 가마에 오른 것은 장녀가 아닌 이낭(二娘)의 딸로 바꿔치기되어 있었다. 혼례와 죽음 사이를 오가는 공포에 떨며 가마에서 내린 이는 바로 설연이었다. “왕야… 소녀는 장녀 설화가 아닙니다. 감히 죄를 지었습니다……” “네가 누구든 상관없다. 명목상의 혼인이었으니.” 사람들은 왕부에서 설연이 쥐죽은 듯 살 것이라 예단했다. 그녀 자신도 그렇게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말과 행동은 다르게 흘렀다. “친왕비, 몸은 어떠한가.” “…왕야, 저는 괜찮습니다.” “어제는 어린 공주를 구했다더라. 그저께는 좌상의 계략을 막았다지…….” 그의 낮은 목소리가 점점 차가워졌다. “왜 내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가?” “쥐죽듯 살라 하셨으니……다음부턴 밖을 삼가하겠습니다.” “내일은 나와 꽃놀이를 가자구나.”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내일이 내 죽을 날이란 말인가? “회임했다 들었네. 몸은?” "......." “어제 넘어졌다고 들었는데, 몸은?” “왕야… 저는 정말… 평온하니 괜찮습니다……” 우리 왕야, 뭔가 이상하다.
“영무친왕의 네 번째 신부라지? 이번에도 혼백이 빠져나가거나, 미쳐버린다더라.” 살인귀, 괴물. 세간이 두려워하는 존재, 영무친왕 왕윤(王允). 그의 네 번째 신부로 지목된 이는 영안후부(永安侯府)의 장녀였다. 하지만 혼례날, 가마에 오른 것은 장녀가 아닌 이낭(二娘)의 딸로 바꿔치기되어 있었다. 혼례와 죽음 사이를 오가는 공포에 떨며 가마에서 내린 이는 바로 설연이었다. “왕야… 소녀는 장녀 설화가 아닙니다. 감히 죄를 지었습니다……” “네가 누구든 상관없다. 명목상의 혼인이었으니.” 사람들은 왕부에서 설연이 쥐죽은 듯 살 것이라 예단했다. 그녀 자신도 그렇게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말과 행동은 다르게 흘렀다. “친왕비, 몸은 어떠한가.” “…왕야, 저는 괜찮습니다.” “어제는 어린 공주를 구했다더라. 그저께는 좌상의 계략을 막았다지…….” 그의 낮은 목소리가 점점 차가워졌다. “왜 내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가?” “쥐죽듯 살라 하셨으니……다음부턴 밖을 삼가하겠습니다.” “내일은 나와 꽃놀이를 가자구나.”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내일이 내 죽을 날이란 말인가? “회임했다 들었네. 몸은?” "......." “어제 넘어졌다고 들었는데, 몸은?” “왕야… 저는 정말… 평온하니 괜찮습니다……” 우리 왕야, 뭔가 이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