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앞니에 낀 김이 신경쓰여
이렇게 죽다니, 천하의 은영은이! 서울 초호화 실버타운 최신식 안락사 캡슐에서 품위있게 맞이해야하는 내 최후가! 운수도 뭣 같이 없는 그녀는, 고향으로 오자마자 죽을 위기에 처한다. 비바람을 맞으며 궁상스러운 산책을 감행하다 비탈로 쭉 미끄러진 것이다.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살아나갈 수 없다. 오른손에 힘을 주려고 생각하는 순간 또 귀신이라도 들린 듯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손에 장애가 생긴 이후 힘들게 된 치과의사도 잘리고 파혼까지 당했다. 정말 모든 것을 잃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곳에서 만난 착해 빠진 남자는 목숨을 구해준 것도 모자라 뭐라도 아는 듯이 달라붙어 호의를 베푼다. 싫진 않지만 수상하다. 세상에 아무 이유없이 잘해주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으니까. 다 사기꾼이니까. “신유덕이었어. 미친!” 이미 키스는 해버렸는데 어쩌나. 영은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붙잡고 후회하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왜 예전 모습일랑 흔적도 없는거야! 뻔뻔하게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어렸을 적 친구인 너랑 뭘 어쩌기도 애매하다. 너랑 나는 너무 달라. 네가 겨우 날 만나려고 이렇게 착하게 살아온 건 아닐거니까. 그치. 삼신할매가 부지깽이 들고 뜯어말릴 듯. 하지만 어떡하지. 네 곁은 너무나도 달콤하다. 나의 추한 문제들은 이미 썩은내를 풍기기 시작했는데, 어쩌지. 네 곁을 떠나긴 싫지만 너에게 내 밑바닥을 보이기가 더 겁나. nwhyeon0@naver.com
이렇게 죽다니, 천하의 은영은이! 서울 초호화 실버타운 최신식 안락사 캡슐에서 품위있게 맞이해야하는 내 최후가! 운수도 뭣 같이 없는 그녀는, 고향으로 오자마자 죽을 위기에 처한다. 비바람을 맞으며 궁상스러운 산책을 감행하다 비탈로 쭉 미끄러진 것이다.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살아나갈 수 없다. 오른손에 힘을 주려고 생각하는 순간 또 귀신이라도 들린 듯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손에 장애가 생긴 이후 힘들게 된 치과의사도 잘리고 파혼까지 당했다. 정말 모든 것을 잃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곳에서 만난 착해 빠진 남자는 목숨을 구해준 것도 모자라 뭐라도 아는 듯이 달라붙어 호의를 베푼다. 싫진 않지만 수상하다. 세상에 아무 이유없이 잘해주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으니까. 다 사기꾼이니까. “신유덕이었어. 미친!” 이미 키스는 해버렸는데 어쩌나. 영은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붙잡고 후회하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왜 예전 모습일랑 흔적도 없는거야! 뻔뻔하게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어렸을 적 친구인 너랑 뭘 어쩌기도 애매하다. 너랑 나는 너무 달라. 네가 겨우 날 만나려고 이렇게 착하게 살아온 건 아닐거니까. 그치. 삼신할매가 부지깽이 들고 뜯어말릴 듯. 하지만 어떡하지. 네 곁은 너무나도 달콤하다. 나의 추한 문제들은 이미 썩은내를 풍기기 시작했는데, 어쩌지. 네 곁을 떠나긴 싫지만 너에게 내 밑바닥을 보이기가 더 겁나. nwhyeon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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