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바람의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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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잔은, 흙에 깃든 숨을 비워내는 거란다.” 텅 빈 찻잔에 시선을 고정한 에르나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두 번째 잔은 불, 세 번째 잔은 물, 네 번째 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바람의 모든 숨을 비워낼 수 있지.” 네 번의 만월이 지나는 동안 에르나는 육신을 이루는 이 모든 숨들을 하나씩 놓아주어야 했다. 그것이야말로 에르나가 그토록 갈망해 온 단 하나의 결말이었으므로. 브리젠의 위엄을 수호하기 위해 스스로 명예를 도살한 공녀, 에르나. 그녀는 사랑에 눈이 멀어 가문을 내던진 악녀를 연기한다. 성스러운 드레스를 수의 삼아, 그녀는 기꺼이 이 잔혹한 연극의 주인공이 되리라. 무대 위를 메운 찬란한 소음 속에서, 어떤 이는 타오르는 불의 숙명으로 그녀를 증오하면서도, 끝내 그 불길마저 잠재울 그녀의 사랑을 갈구한다. 어떤 이는 찰나의 호기심에 영혼을 베인 채, 그 시린 바람의 궤도에 제 생을 묶어버린다. 누가 그녀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아군이며, 누가 그녀의 연극을 파멸로 이끌 적군인가. 가장 고귀한 자리에 올라, 가장 비열하게 타락하는 길. 그 끝에서 사라져가는 바람의 숨결을 붙잡을 진정한 구원자는 누가 될 것인가?

“첫 잔은, 흙에 깃든 숨을 비워내는 거란다.” 텅 빈 찻잔에 시선을 고정한 에르나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두 번째 잔은 불, 세 번째 잔은 물, 네 번째 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바람의 모든 숨을 비워낼 수 있지.” 네 번의 만월이 지나는 동안 에르나는 육신을 이루는 이 모든 숨들을 하나씩 놓아주어야 했다. 그것이야말로 에르나가 그토록 갈망해 온 단 하나의 결말이었으므로. 브리젠의 위엄을 수호하기 위해 스스로 명예를 도살한 공녀, 에르나. 그녀는 사랑에 눈이 멀어 가문을 내던진 악녀를 연기한다. 성스러운 드레스를 수의 삼아, 그녀는 기꺼이 이 잔혹한 연극의 주인공이 되리라. 무대 위를 메운 찬란한 소음 속에서, 어떤 이는 타오르는 불의 숙명으로 그녀를 증오하면서도, 끝내 그 불길마저 잠재울 그녀의 사랑을 갈구한다. 어떤 이는 찰나의 호기심에 영혼을 베인 채, 그 시린 바람의 궤도에 제 생을 묶어버린다. 누가 그녀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아군이며, 누가 그녀의 연극을 파멸로 이끌 적군인가. 가장 고귀한 자리에 올라, 가장 비열하게 타락하는 길. 그 끝에서 사라져가는 바람의 숨결을 붙잡을 진정한 구원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악녀피폐물혐관구원남주찾기희생여주애증연기오해물후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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