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 이슬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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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없게 유적에서 죽었는데 깨어나 보니 망나니 귀족이 되었다. 근데 빚도 있음. * '그냥 집에 있을걸.‘ 뒤늦은 후회를 하며 카리나 이슬로바는 이를 악물었다. 아까부터 느껴지던 추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손과 발은 물론 전신이 벌벌 떨린다.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로 바닥은 이미 축축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여전히 주변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새카만 어둠만이 가득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은 끔찍할 정도로 고요해 그녀가 내는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진작에 미쳐 버렸을 이 장소에서 그녀는 이미 며칠인지 모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거길 그냥 지나쳤어야 했어.' 같은 후회를 대체 몇 번째 하는 걸까. 이곳에 갇히기 전 일들을 되짚으며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저 처음 보는 장소가 있어 호기심에 들어가 본 것 뿐이다. 하지만 단순한 폐허인 줄 알았던 유적지는 발을 내딛자마자 입구가 사라졌고 직후 뭔가가 그녀를 맹렬히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정체 모를 것들에 대항해 싸워 봤지만 쉽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그만 옆구리가 찢긴 것이 문제였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과거를 회상하던 그녀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손끝을 튕겼다. 번쩍하고 허공에 생겨난 푸른 불빛이 주변을 밝혔다. 그렇다. 그녀는 마법사. 나름 실력도 명성도 있는 방랑 마법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기본적인 마법만 겨우 쓰는 신세가 되었다. 왜인지 마력을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어찌어찌 애를 써 간신히 그곳을 벗어나긴 했지만 내장이 튀어나올 만큼 커다란 부상을 당장 치료할 방도는 여전히 없었다. 신관이나 치료 계통의 마법사라면 모를까. 그녀 같은 전투 마법사가 이만한 수준의 상처를 치료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게다가 마구잡이로 움직인 탓에 길을 잃은 것도 문제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죽음 뿐. ‘이렇게 끝나는 건가?’ 죽고 싶지 않아. 하지만 정신을 차리려 아무리 애써도 시야는 점점 더 흐릿하게 변하고 있었다. 픽 하고 불이 꺼지며 추위를 비롯한 모든 감각들이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끝이구나. 그 말을 되뇌인 그녀는 힘없이 눈을 감았다. 더이상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더이상……. ……. ……. ……. ‘……응?’ 뭔가 이상한데.

재수 없게 유적에서 죽었는데 깨어나 보니 망나니 귀족이 되었다. 근데 빚도 있음. * '그냥 집에 있을걸.‘ 뒤늦은 후회를 하며 카리나 이슬로바는 이를 악물었다. 아까부터 느껴지던 추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손과 발은 물론 전신이 벌벌 떨린다.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로 바닥은 이미 축축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여전히 주변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새카만 어둠만이 가득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은 끔찍할 정도로 고요해 그녀가 내는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진작에 미쳐 버렸을 이 장소에서 그녀는 이미 며칠인지 모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거길 그냥 지나쳤어야 했어.' 같은 후회를 대체 몇 번째 하는 걸까. 이곳에 갇히기 전 일들을 되짚으며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저 처음 보는 장소가 있어 호기심에 들어가 본 것 뿐이다. 하지만 단순한 폐허인 줄 알았던 유적지는 발을 내딛자마자 입구가 사라졌고 직후 뭔가가 그녀를 맹렬히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정체 모를 것들에 대항해 싸워 봤지만 쉽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그만 옆구리가 찢긴 것이 문제였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과거를 회상하던 그녀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손끝을 튕겼다. 번쩍하고 허공에 생겨난 푸른 불빛이 주변을 밝혔다. 그렇다. 그녀는 마법사. 나름 실력도 명성도 있는 방랑 마법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기본적인 마법만 겨우 쓰는 신세가 되었다. 왜인지 마력을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어찌어찌 애를 써 간신히 그곳을 벗어나긴 했지만 내장이 튀어나올 만큼 커다란 부상을 당장 치료할 방도는 여전히 없었다. 신관이나 치료 계통의 마법사라면 모를까. 그녀 같은 전투 마법사가 이만한 수준의 상처를 치료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게다가 마구잡이로 움직인 탓에 길을 잃은 것도 문제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죽음 뿐. ‘이렇게 끝나는 건가?’ 죽고 싶지 않아. 하지만 정신을 차리려 아무리 애써도 시야는 점점 더 흐릿하게 변하고 있었다. 픽 하고 불이 꺼지며 추위를 비롯한 모든 감각들이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끝이구나. 그 말을 되뇌인 그녀는 힘없이 눈을 감았다. 더이상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더이상……. ……. ……. ……. ‘……응?’ 뭔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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