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에 결혼했다. 나를 도구로 쓰려 했던 열다섯 살 연상의 남자와. 내 이용 가치가 끝난 순간, 남편이 미망인과 바람을 피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혼 전부터 이어진 관계는 끊긴 적이 없었다. 남편의 하녀였던 여자와. 도끼를 들었다. 나의 남편이던 공작은 실종되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 3년 후. 엘로디는 우아하게 찻잔을 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하이네스 공작부인이었다. 그러나, 도끼를 내려쳤던 그날처럼 비가 오던 그날. 똑똑. 불청객이 찾아왔다. 새까만 머리칼. 금색 눈동자. 상품을 훑는 듯한 오만한 입꼬리. "처음 뵙겠습니다, 공작부인." 나른한 한숨이 흐르고. "아니면 어머니라고 불러야 할까요?" 믿을 수 없었다. 남편에겐 자식이 없었다. 남자가 단추를 느릿하게 풀었다. 드러난 쇄골 아래, 공작가 직계의 성흔. "가문을 넘겨. 그 얄량한 공작부인 지위라도 지키고 싶으면." 뱀 같은 입술이 매끄럽게 올라갔다. "살인자." 벼락이 내리쳤지만, 엘로디는 똑똑히 들었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녀는 빼앗길 생각이 없었다. "네 어머니가 될 생각은 없어." 불면 온 밤에 마셨던 와인을 남자의 머리에 붓고는. "네 아내라도 된다면 모를까." 당연히 거절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 당신은 내 어머니가 될 겁니다." 와인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경멸을 숨기지 않고서. 무방비한 피식자를 보듯 내려다보았다. "하이네스 부인." 남자가 우아하게 엘로디의 손등을 들고. 와인향이 나는 입술을 맞췄다. 끔찍하게도. 전 남편과 닮은 얼굴로. -표지: 자체 제작
열일곱 살에 결혼했다. 나를 도구로 쓰려 했던 열다섯 살 연상의 남자와. 내 이용 가치가 끝난 순간, 남편이 미망인과 바람을 피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혼 전부터 이어진 관계는 끊긴 적이 없었다. 남편의 하녀였던 여자와. 도끼를 들었다. 나의 남편이던 공작은 실종되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 3년 후. 엘로디는 우아하게 찻잔을 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하이네스 공작부인이었다. 그러나, 도끼를 내려쳤던 그날처럼 비가 오던 그날. 똑똑. 불청객이 찾아왔다. 새까만 머리칼. 금색 눈동자. 상품을 훑는 듯한 오만한 입꼬리. "처음 뵙겠습니다, 공작부인." 나른한 한숨이 흐르고. "아니면 어머니라고 불러야 할까요?" 믿을 수 없었다. 남편에겐 자식이 없었다. 남자가 단추를 느릿하게 풀었다. 드러난 쇄골 아래, 공작가 직계의 성흔. "가문을 넘겨. 그 얄량한 공작부인 지위라도 지키고 싶으면." 뱀 같은 입술이 매끄럽게 올라갔다. "살인자." 벼락이 내리쳤지만, 엘로디는 똑똑히 들었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녀는 빼앗길 생각이 없었다. "네 어머니가 될 생각은 없어." 불면 온 밤에 마셨던 와인을 남자의 머리에 붓고는. "네 아내라도 된다면 모를까." 당연히 거절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 당신은 내 어머니가 될 겁니다." 와인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경멸을 숨기지 않고서. 무방비한 피식자를 보듯 내려다보았다. "하이네스 부인." 남자가 우아하게 엘로디의 손등을 들고. 와인향이 나는 입술을 맞췄다. 끔찍하게도. 전 남편과 닮은 얼굴로. -표지: 자체 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