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넷 꽃다운 소녀는 부모처럼 믿고 따르던 스승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실의에 빠진 소녀는 세상과 등을 지고, 스승의 유품이 가득한 낡은 서랍장을 뒤지다 우연히 한 권의 비기를 발견한다. 그날 이후 소녀는 용림천의 깎아지는 절벽 아래에 홀로 수련에 몰두하였다. 눈보라 속에서도, 피를 토하면서도. 그리고 마침내. 비기 마지막 장 ‘혈검일화’까지 익힌 그날. 소녀는 스스로 선언하였다. “오늘로부터 나는 무림 최강 살수 혈화로 다시 태어났다.” 물론, 들어주는 이 하나 없었지만. 열아홉이 된 혈화는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온 스승의 복수를 위해 세상으로 나섰다. 그 첫발을 딛던 그때. 아뿔싸! 담장의 기왓장을 잘못 밟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대로 스승의 복수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떠날 수는 없다!!’ [쿵-] “으윽…. 이게 뭐야.”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을 때, 혈화는 낯선 세계와 마주했다. 낙하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주변의 모든 것이 새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나라고?” 거울 속에는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채 약해 빠진 몸뚱이를 가진 여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혈화가 하는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고 있었다. 최강 무림 용림천의 그림자 살수, 열아홉 혈화는, 옥탑방에 근신하던 편의점 알바생, 스물아홉 김은수의 몸에 갇혀버린 것이다. “이럴 순 없다!” 혈화는 이를 악물었다. “이건 분명, 사술이다!!” 나를 이렇게 만든 자, 기필코 찾아내 '혈검일화’로 생을 마감하게 할 테다. 문제는. “여긴 대체 어디란 말인가…?!”
열넷 꽃다운 소녀는 부모처럼 믿고 따르던 스승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실의에 빠진 소녀는 세상과 등을 지고, 스승의 유품이 가득한 낡은 서랍장을 뒤지다 우연히 한 권의 비기를 발견한다. 그날 이후 소녀는 용림천의 깎아지는 절벽 아래에 홀로 수련에 몰두하였다. 눈보라 속에서도, 피를 토하면서도. 그리고 마침내. 비기 마지막 장 ‘혈검일화’까지 익힌 그날. 소녀는 스스로 선언하였다. “오늘로부터 나는 무림 최강 살수 혈화로 다시 태어났다.” 물론, 들어주는 이 하나 없었지만. 열아홉이 된 혈화는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온 스승의 복수를 위해 세상으로 나섰다. 그 첫발을 딛던 그때. 아뿔싸! 담장의 기왓장을 잘못 밟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대로 스승의 복수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떠날 수는 없다!!’ [쿵-] “으윽…. 이게 뭐야.”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을 때, 혈화는 낯선 세계와 마주했다. 낙하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주변의 모든 것이 새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나라고?” 거울 속에는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채 약해 빠진 몸뚱이를 가진 여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혈화가 하는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고 있었다. 최강 무림 용림천의 그림자 살수, 열아홉 혈화는, 옥탑방에 근신하던 편의점 알바생, 스물아홉 김은수의 몸에 갇혀버린 것이다. “이럴 순 없다!” 혈화는 이를 악물었다. “이건 분명, 사술이다!!” 나를 이렇게 만든 자, 기필코 찾아내 '혈검일화’로 생을 마감하게 할 테다. 문제는. “여긴 대체 어디란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