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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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고단했던 삶을 뒤로하고 제국 백작가의 차녀로 환생한 세레나 벨몬트. 스무 살의 나이에 황녀궁 도서관 사서로 취직한 그녀는, 오래된 종이 향이 가득한 서가 사이에서 완벽한 안식을 찾았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 고요한 일터에 제국 역사상 가장 젊고 무뚝뚝한 기사단장, 카일 드 윈저가 침입하기 시작한다. ---- 그의 시선은 정면을 향해 있었고, 머릿속은 오로지 효율적인 훈련 일정과 황궁의 보안 계획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였다. 중앙 복도의 교차점에서 세레나가 선임 사서를 따라 모퉁이를 돌아 나왔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정오의 햇살이 그녀의 짙은 머리카락 위로 떨어져 반사되었다. 카일은 평소처럼 앞만 보고 걸어가려다 무의식적으로 눈길이 갔다. 단정하게 묶어 올린 머리칼, 흐트러짐 없는 사서복,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동요도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옆얼굴. 세레나는 옆을 지나가는 기사단 무리를 보면서도 그저 예의 바르게 옆으로 비켜설 뿐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카일의 화려한 훈장이나 험악한 인상에 머물지 않고 곧장 갈 길을 향했다. 카일의 발걸음이 그 자리에 박힌 듯 멈춰 섰다. “단장님? 갑자기 왜 멈추십니까? 인원 배정 문제는 그럼 제 안건대로….” ---- 세레나는 잠시 펜을 멈추고 창밖의 그림자를 살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녀는 오늘 저녁 식사 메뉴로 나올 부드러운 수프를 생각하며 입가에 희미한 만족감을 띠었다. 그 미소는 아주 찰나였으나, 서가 뒤에서 그녀를 훔쳐보던 카일에게는 천둥번개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카일은 가슴팍을 짓누르는 이 느낌이 단순한 심장 질환이 아님을 마침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처음 보았을 때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자신의 우직한 성격이 이토록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꼈다. “단장님, 점검이 끝나셨다면 문을 닫고 퇴근 준비를 하려 합니다.” ------------------------------------------------------------------ 작가 이메일 zxnm0645@naver.com

전생의 고단했던 삶을 뒤로하고 제국 백작가의 차녀로 환생한 세레나 벨몬트. 스무 살의 나이에 황녀궁 도서관 사서로 취직한 그녀는, 오래된 종이 향이 가득한 서가 사이에서 완벽한 안식을 찾았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 고요한 일터에 제국 역사상 가장 젊고 무뚝뚝한 기사단장, 카일 드 윈저가 침입하기 시작한다. ---- 그의 시선은 정면을 향해 있었고, 머릿속은 오로지 효율적인 훈련 일정과 황궁의 보안 계획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였다. 중앙 복도의 교차점에서 세레나가 선임 사서를 따라 모퉁이를 돌아 나왔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정오의 햇살이 그녀의 짙은 머리카락 위로 떨어져 반사되었다. 카일은 평소처럼 앞만 보고 걸어가려다 무의식적으로 눈길이 갔다. 단정하게 묶어 올린 머리칼, 흐트러짐 없는 사서복,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동요도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옆얼굴. 세레나는 옆을 지나가는 기사단 무리를 보면서도 그저 예의 바르게 옆으로 비켜설 뿐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카일의 화려한 훈장이나 험악한 인상에 머물지 않고 곧장 갈 길을 향했다. 카일의 발걸음이 그 자리에 박힌 듯 멈춰 섰다. “단장님? 갑자기 왜 멈추십니까? 인원 배정 문제는 그럼 제 안건대로….” ---- 세레나는 잠시 펜을 멈추고 창밖의 그림자를 살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녀는 오늘 저녁 식사 메뉴로 나올 부드러운 수프를 생각하며 입가에 희미한 만족감을 띠었다. 그 미소는 아주 찰나였으나, 서가 뒤에서 그녀를 훔쳐보던 카일에게는 천둥번개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카일은 가슴팍을 짓누르는 이 느낌이 단순한 심장 질환이 아님을 마침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처음 보았을 때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자신의 우직한 성격이 이토록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꼈다. “단장님, 점검이 끝나셨다면 문을 닫고 퇴근 준비를 하려 합니다.” ------------------------------------------------------------------ 작가 이메일 zxnm06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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