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같은 내 남편을 처음 주운 건 비 오는 날 숲 앞에서였다. 곰에게 쫓기다 다쳤다나, 너구리를 피하다 굴렀다느니. 기억을 잃은 채 터무니없는 말만 늘어놓는 남자였지만, 얼굴이 받쳐주니까 그저 귀엽게만 보였다. 그렇게 덩치만 큰 겁쟁이 하나 주워서 오순도순 살길 꿈꿨다. 텃밭도 가꾸고, 가끔 다른 장에 나가서 바가지도 씌우면서. 이 남자를 평생 지켜주며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수상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쑥쑥 자라나던 내 텃밭 작물들보다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분명 나를 보며 사랑스럽게 웃고 있는데, 왜 스산함이 느껴지는 걸까. 그저 소박한 시골 생활을 꿈꿨을 뿐인데. 내가 주워온 남편은 정말, 작은 강아지 한 마리에도 벌벌 떨던 그 순진한 사람이 맞는 걸까.
토끼같은 내 남편을 처음 주운 건 비 오는 날 숲 앞에서였다. 곰에게 쫓기다 다쳤다나, 너구리를 피하다 굴렀다느니. 기억을 잃은 채 터무니없는 말만 늘어놓는 남자였지만, 얼굴이 받쳐주니까 그저 귀엽게만 보였다. 그렇게 덩치만 큰 겁쟁이 하나 주워서 오순도순 살길 꿈꿨다. 텃밭도 가꾸고, 가끔 다른 장에 나가서 바가지도 씌우면서. 이 남자를 평생 지켜주며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수상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쑥쑥 자라나던 내 텃밭 작물들보다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분명 나를 보며 사랑스럽게 웃고 있는데, 왜 스산함이 느껴지는 걸까. 그저 소박한 시골 생활을 꿈꿨을 뿐인데. 내가 주워온 남편은 정말, 작은 강아지 한 마리에도 벌벌 떨던 그 순진한 사람이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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