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의 일본 생활을 작은 배낭 하나에 욱여넣고 도망치듯 떠나던 밤. 그 낯선 땅에 두고 온 것은 대궐 같은 저택도, 화려한 교복도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 말단 인턴기자가 된 한서의 앞에, 일본 경제의 핏줄을 쥐고 흔드는 초거대 기업 '아마츠카' 총수의 내한이라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던 젊은 대표. 수많은 인파 속에서 우뚝 걸음을 멈춰 선 그가, 정확히 한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서늘하고도 짙은 호박색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한서는 기억 저편에 억눌러두었던 무언가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 "아직도 모르고 있네.“ 나지막한 목소리가 묵직하게 공간을 울렸다. "네가 저 문을 걸어 들어왔을 때부터, 너는 내 소유였어.“ 그 한마디에 한서의 움직임이 딱 멈췄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 할지 몰라 관자놀이가 지끈거려왔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남자는 조금도 당황한 기색 없이, 그 깊은 호박빛 눈동자로 한서를 올곧게 옭아매며 말을 이었다. "네가 우리 집에 발을 들인 그 순간부터, 애초에 너한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는 말이야." immodi109@gmail.com
6년의 일본 생활을 작은 배낭 하나에 욱여넣고 도망치듯 떠나던 밤. 그 낯선 땅에 두고 온 것은 대궐 같은 저택도, 화려한 교복도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 말단 인턴기자가 된 한서의 앞에, 일본 경제의 핏줄을 쥐고 흔드는 초거대 기업 '아마츠카' 총수의 내한이라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던 젊은 대표. 수많은 인파 속에서 우뚝 걸음을 멈춰 선 그가, 정확히 한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서늘하고도 짙은 호박색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한서는 기억 저편에 억눌러두었던 무언가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 "아직도 모르고 있네.“ 나지막한 목소리가 묵직하게 공간을 울렸다. "네가 저 문을 걸어 들어왔을 때부터, 너는 내 소유였어.“ 그 한마디에 한서의 움직임이 딱 멈췄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 할지 몰라 관자놀이가 지끈거려왔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남자는 조금도 당황한 기색 없이, 그 깊은 호박빛 눈동자로 한서를 올곧게 옭아매며 말을 이었다. "네가 우리 집에 발을 들인 그 순간부터, 애초에 너한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는 말이야." immodi1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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