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너를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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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던 노비는 왕이 되어 그녀를 새장에 들였고, 친우는 그녀의 다섯 발자국 뒤에서 따라 걷는 신세가 되었다. 지키기 위해 가두고, 가두어 미움받으며, 그러면서도 서로를 연모한 자들의 이야기. / 죽은 줄 알았다. 열여덟 봄, 무연의 부고를 들은 은우는 곡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홀로 앓았다. 들어오는 혼담을 하나씩 물리며 그 이유가 죽은 종 하나 때문인 줄도 모른 채 앓았고 태경은 묵묵히 그 옆을 지켰다. 가례 당일, 열두 줄 구슬발이 걷히자 옥좌 위의 새 임금은 죽었다던 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진창에서 자라 재 위에만 연심을 쓰던 노비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제 이름을 스스로 죽이고 피의 옥좌에 올랐다. 저를 미움받는 자리에 두고서도 평생을 연모하기 위해. 반가의 도련님은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제 붓을 꺾었다. 평생 닿지 못할 자리라도 함께하기 위해. 배신인 줄 알면서 미워할 수 없었고, 갇힌 줄 알면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아픈 줄 알면서도 끝내 놓지 못하는 세 사람의 침묵과 평생의 곡(哭).

죽었다던 노비는 왕이 되어 그녀를 새장에 들였고, 친우는 그녀의 다섯 발자국 뒤에서 따라 걷는 신세가 되었다. 지키기 위해 가두고, 가두어 미움받으며, 그러면서도 서로를 연모한 자들의 이야기. / 죽은 줄 알았다. 열여덟 봄, 무연의 부고를 들은 은우는 곡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홀로 앓았다. 들어오는 혼담을 하나씩 물리며 그 이유가 죽은 종 하나 때문인 줄도 모른 채 앓았고 태경은 묵묵히 그 옆을 지켰다. 가례 당일, 열두 줄 구슬발이 걷히자 옥좌 위의 새 임금은 죽었다던 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진창에서 자라 재 위에만 연심을 쓰던 노비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제 이름을 스스로 죽이고 피의 옥좌에 올랐다. 저를 미움받는 자리에 두고서도 평생을 연모하기 위해. 반가의 도련님은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제 붓을 꺾었다. 평생 닿지 못할 자리라도 함께하기 위해. 배신인 줄 알면서 미워할 수 없었고, 갇힌 줄 알면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아픈 줄 알면서도 끝내 놓지 못하는 세 사람의 침묵과 평생의 곡(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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