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에 혁명군의 검이 되었다. 사람을 죽여야 새 세상이 온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처음 벤 것은 열여섯 살짜리 제국 견습 기사였다. 그 애는 죽어 가며 내 귓불을 찢어 놓았다. 스물넷에 나는 그 애의 형을 사랑했고, 내 검으로 그를 관통했다. 그는 죽어 가면서 제 귀걸이를 빼 내 찢어진 귀에 걸어 주었다. 피에 젖은 세공이 부서져 떨어지고, 은실만 남았다. 혁명이 끝난 밤, 나는 동료가 건넨 잔을 마시고 죽었다. 새 시대에 학살자의 자리는 없다고 했다. 눈을 떴을 때, 나는 열아홉이었다. 아직 아무도 죽이지 않은 열아홉. "이번에는 아무도 베지 않겠습니다." 그 아이를 살리면 그는 나를 증오할 이유가 없고, 증오할 이유가 없으면 나를 사랑하게 될 이유도 없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가 살아 있기만 하면 됐으니까. — 다만 나를 죽인 그 동료가, 그의 하나뿐인 누나라는 것만은 몰랐다. * [키워드] #회귀물 #서양풍 #시대극 #피폐물 #속죄물 #암살자여주 #검사여주 #먼치킨여주 #순애남주 #과묵남주 #후회/오해/배신 #혁명군 #신분차이 #애절물 * [미계약작] 표지 출처 : Winter. Winter Night (1888) Ladislav Mednyánszky (Hungarian, 1852 – 1919) 문의 이메일 : gchaelin510@gmail.com
열일곱에 혁명군의 검이 되었다. 사람을 죽여야 새 세상이 온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처음 벤 것은 열여섯 살짜리 제국 견습 기사였다. 그 애는 죽어 가며 내 귓불을 찢어 놓았다. 스물넷에 나는 그 애의 형을 사랑했고, 내 검으로 그를 관통했다. 그는 죽어 가면서 제 귀걸이를 빼 내 찢어진 귀에 걸어 주었다. 피에 젖은 세공이 부서져 떨어지고, 은실만 남았다. 혁명이 끝난 밤, 나는 동료가 건넨 잔을 마시고 죽었다. 새 시대에 학살자의 자리는 없다고 했다. 눈을 떴을 때, 나는 열아홉이었다. 아직 아무도 죽이지 않은 열아홉. "이번에는 아무도 베지 않겠습니다." 그 아이를 살리면 그는 나를 증오할 이유가 없고, 증오할 이유가 없으면 나를 사랑하게 될 이유도 없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가 살아 있기만 하면 됐으니까. — 다만 나를 죽인 그 동료가, 그의 하나뿐인 누나라는 것만은 몰랐다. * [키워드] #회귀물 #서양풍 #시대극 #피폐물 #속죄물 #암살자여주 #검사여주 #먼치킨여주 #순애남주 #과묵남주 #후회/오해/배신 #혁명군 #신분차이 #애절물 * [미계약작] 표지 출처 : Winter. Winter Night (1888) Ladislav Mednyánszky (Hungarian, 1852 – 1919) 문의 이메일 : gchaelin5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