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도망자로 살아왔다. 신경은 잠들 때조차 예민하게 움직였다. 나가기 전에는 항상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마력흔을 현관에 설치해뒀다. 혹시 모를 침입자의 존재를 사전에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 마력흔이 지워졌다. 이건 내가 없는 사이 누군가가 침입했다는 뜻이었다. “…위험해요.” 낮은 목소리. 언제 다가왔는지도 모를 남자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형.” 예상치 못한 호칭이 들렸다. 내가 귀를 의심하는 사이, 남자가 눌러쓴 후드를 뒤로 넘겼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은은한 달빛 아래로, 검은 머리카락과 살짝 가려진 금빛 눈동자가 드러났다. 낯익은 색이었다. 정확히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색. “오랜만이에요.” 10년 전, 마탑에서 만났던 아이.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끝내 실패로 돌아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실패가 오랫동안 내 안에 죄책감으로 남아 있던 아이가 내 앞에 나타났다. “우리 같이 살기로 했잖아요.” 스쳐 지나가듯 한 말을 기억한 채로 말이다. ‘어우, 뭐지. 왜 이렇게 쎄하냐.’ 내 안의 생존 본능이 경고를 보낸다. 근데 뭐 어쩌겠나. 내 기억 속에선 어린애인걸. ‘그래…. 먹을 입 하나 느는 게 뭐 문제라고.’ 내가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애 하나 먹여 살릴 능력은 된다. 나는 세워뒀던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애 장가가는 거까지 보고 가야지.’ 애가 좋은 사람 만나서 장가가는 거까지 보고 나면 그때 가서 복수해도 늦지 않는다. 자고로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지 않나. 물론 이미 10년은 지났으니 추가로 10년 정도는 더 늦어져도 된다. #판타지BL #재회물 #동거물 #약개그물 #일상물 #서사물 #연상수 #능력수 #지랄수 #무심수 #도망수 #연하공 #능력공 #대형견공 #집착공 #짝사랑공 *작품 소개와 키워드는 추가 및 변경될 수 있습니다. * X: @CtrlZXCSA Email: ctrlzxcs@gmail.com
10년을 도망자로 살아왔다. 신경은 잠들 때조차 예민하게 움직였다. 나가기 전에는 항상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마력흔을 현관에 설치해뒀다. 혹시 모를 침입자의 존재를 사전에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 마력흔이 지워졌다. 이건 내가 없는 사이 누군가가 침입했다는 뜻이었다. “…위험해요.” 낮은 목소리. 언제 다가왔는지도 모를 남자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형.” 예상치 못한 호칭이 들렸다. 내가 귀를 의심하는 사이, 남자가 눌러쓴 후드를 뒤로 넘겼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은은한 달빛 아래로, 검은 머리카락과 살짝 가려진 금빛 눈동자가 드러났다. 낯익은 색이었다. 정확히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색. “오랜만이에요.” 10년 전, 마탑에서 만났던 아이.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끝내 실패로 돌아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실패가 오랫동안 내 안에 죄책감으로 남아 있던 아이가 내 앞에 나타났다. “우리 같이 살기로 했잖아요.” 스쳐 지나가듯 한 말을 기억한 채로 말이다. ‘어우, 뭐지. 왜 이렇게 쎄하냐.’ 내 안의 생존 본능이 경고를 보낸다. 근데 뭐 어쩌겠나. 내 기억 속에선 어린애인걸. ‘그래…. 먹을 입 하나 느는 게 뭐 문제라고.’ 내가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애 하나 먹여 살릴 능력은 된다. 나는 세워뒀던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애 장가가는 거까지 보고 가야지.’ 애가 좋은 사람 만나서 장가가는 거까지 보고 나면 그때 가서 복수해도 늦지 않는다. 자고로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지 않나. 물론 이미 10년은 지났으니 추가로 10년 정도는 더 늦어져도 된다. #판타지BL #재회물 #동거물 #약개그물 #일상물 #서사물 #연상수 #능력수 #지랄수 #무심수 #도망수 #연하공 #능력공 #대형견공 #집착공 #짝사랑공 *작품 소개와 키워드는 추가 및 변경될 수 있습니다. * X: @CtrlZXCSA Email: ctrlzxc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