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긴 선, 숨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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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따금 그림보다도 먼저 사라진다. 이로운은 그 사실을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종이 위에 내려앉은 먹선 하나는 손끝만 스쳐도 번질 만큼 위태로워 보이지만, 정작 더 쉽게 무너지는 쪽은 언제나 사람의 숨이었다. 어제까지 웃고 있던 얼굴이 오늘은 온데간데없고, 조금 전까지 온기를 품고 있던 손이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싸늘하게 식어 버린다는 것을, 그는 남들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배워야 했다. 그래서 그는 그림 속에 남기는 사람이 되었다. 말로는 도저히 옮길 수 없는 것들을 붓끝에 숨겼다. 이름 붙이기 어려운 마음은 화선지 위에 눌러 담았고, 산수화 한 폭 안에 날짜를 숨기고, 꽃잎이 향한 방향으로 만날 장소를 바꾸어 적었으며, 새 한 마리의 날갯짓에 어느 이름 모를 사람의 목숨을 실어 날랐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곱게 그린 풍경화이자 인물화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내일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그는 단 한 사람을 그 그림 속에 담게 되었다. 이로운 (李路運) — 화가, 밀정 어릴 적 집안이 몰락하며 어머니와 동생을 잃고 홀로 남은 소년. 이규태의 손에 거두어져 이건혁의 집에서 자란다. 그림에 재능이 있어 도쿄미술학교로 유학을 떠나고, 이후 경성으로 돌아와 화가로 활동하며 동시에 풍경화 속에 암호를 숨겨 독립운동 조직의 연락책이 된다. 겉으로는 유순하고 예의 바르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소설 전체를 통해 소년에서 청년으로, 다시 상실을 짊어진 어른으로 성장한다. 이건혁 (李建赫) — 지주가의 아들, 로운의 보호자이자 연인 친일 지주 이규태의 아들로, 열두 살 무렵 아버지가 데려온 로운을 처음 만난 이후 그에게 서서히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된다. 평소에는 냉철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지만, 로운의 안전과 관련된 일에는 물러서지 않는다. 도쿄 유학 시절 로운의 가족을 몰락시킨 것이 자신의 집안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며 깊은 죄책감을 안게 되고, 이후 아버지 몰래 로운의 밀정 활동을 보호하는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끝내 아버지에게 발각되자 로운을 탈출시키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모든 흔적을 지운다. #일제감정기 #화가 #후원자 #시대극 #비극적 #로맨스 #BL #잔잔물 #성장물 *가상의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합니다. *메일-skdo102@naver.com *미계약작 *표지: Gemini Ai

사람은 이따금 그림보다도 먼저 사라진다. 이로운은 그 사실을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종이 위에 내려앉은 먹선 하나는 손끝만 스쳐도 번질 만큼 위태로워 보이지만, 정작 더 쉽게 무너지는 쪽은 언제나 사람의 숨이었다. 어제까지 웃고 있던 얼굴이 오늘은 온데간데없고, 조금 전까지 온기를 품고 있던 손이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싸늘하게 식어 버린다는 것을, 그는 남들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배워야 했다. 그래서 그는 그림 속에 남기는 사람이 되었다. 말로는 도저히 옮길 수 없는 것들을 붓끝에 숨겼다. 이름 붙이기 어려운 마음은 화선지 위에 눌러 담았고, 산수화 한 폭 안에 날짜를 숨기고, 꽃잎이 향한 방향으로 만날 장소를 바꾸어 적었으며, 새 한 마리의 날갯짓에 어느 이름 모를 사람의 목숨을 실어 날랐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곱게 그린 풍경화이자 인물화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내일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그는 단 한 사람을 그 그림 속에 담게 되었다. 이로운 (李路運) — 화가, 밀정 어릴 적 집안이 몰락하며 어머니와 동생을 잃고 홀로 남은 소년. 이규태의 손에 거두어져 이건혁의 집에서 자란다. 그림에 재능이 있어 도쿄미술학교로 유학을 떠나고, 이후 경성으로 돌아와 화가로 활동하며 동시에 풍경화 속에 암호를 숨겨 독립운동 조직의 연락책이 된다. 겉으로는 유순하고 예의 바르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소설 전체를 통해 소년에서 청년으로, 다시 상실을 짊어진 어른으로 성장한다. 이건혁 (李建赫) — 지주가의 아들, 로운의 보호자이자 연인 친일 지주 이규태의 아들로, 열두 살 무렵 아버지가 데려온 로운을 처음 만난 이후 그에게 서서히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된다. 평소에는 냉철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지만, 로운의 안전과 관련된 일에는 물러서지 않는다. 도쿄 유학 시절 로운의 가족을 몰락시킨 것이 자신의 집안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며 깊은 죄책감을 안게 되고, 이후 아버지 몰래 로운의 밀정 활동을 보호하는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끝내 아버지에게 발각되자 로운을 탈출시키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모든 흔적을 지운다. #일제감정기 #화가 #후원자 #시대극 #비극적 #로맨스 #BL #잔잔물 #성장물 *가상의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합니다. *메일-skdo102@naver.com *미계약작 *표지: Gemini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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