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천방지축이던 친구의 얼굴로 우아한 체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했다. 연호는 유람이 아닌 유록을 빤히 본다. 그 사람은 음료수를 먹고 싶다는 한마디도 편하게 뱉지 않는다. 연호는 따지자면 유람이 편했다. 언제나 솔직하고, 원하는 것을 바로바로 말하는 사람. “……이런 건 책에서나 봤는데.” 같은 색인데, 다른 색채로 느껴지는 눈이 자신을 향한다. “쓸데없이 잘 살고, 너무 많아. 당신의 세계는.” 그럼에도 좋아하는 걸 볼 때마다 애교살이 접히는 눈은 같았다. “……좋아해.” 짜증이 났다. 그 눈이 살림 거덜 난 초승달 같아서. “이런 세계를 좋아하나 봐. 돌려줘야 하는데.” ―――――――――――――――――― 백연호 (메인공 / 21세) 산업공학과 2학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대학까지 문유람과 줄곧 같은 학교를 다녔다. 21년을 봐온 얼굴이 하루아침에 낯설어졌다는 걸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 유록 (메인수 / 문유람의 몸) 사고가 일어난 뒤, 문유람의 몸에서 눈을 뜬 낯선 사람. 자기 몸도, 자기 삶도 아닌 곳에서 하루하루를 조심스럽게 살아간다. 문유람 (21세) 도시공학과 2학년. 원하는 것도 싫은 것도 바로 말하는 천방지축. 사고가 일어난 순간, 자신이 살던 곳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 유록이 떠나온 곳에 남겨진 사람.
평생 천방지축이던 친구의 얼굴로 우아한 체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했다. 연호는 유람이 아닌 유록을 빤히 본다. 그 사람은 음료수를 먹고 싶다는 한마디도 편하게 뱉지 않는다. 연호는 따지자면 유람이 편했다. 언제나 솔직하고, 원하는 것을 바로바로 말하는 사람. “……이런 건 책에서나 봤는데.” 같은 색인데, 다른 색채로 느껴지는 눈이 자신을 향한다. “쓸데없이 잘 살고, 너무 많아. 당신의 세계는.” 그럼에도 좋아하는 걸 볼 때마다 애교살이 접히는 눈은 같았다. “……좋아해.” 짜증이 났다. 그 눈이 살림 거덜 난 초승달 같아서. “이런 세계를 좋아하나 봐. 돌려줘야 하는데.” ―――――――――――――――――― 백연호 (메인공 / 21세) 산업공학과 2학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대학까지 문유람과 줄곧 같은 학교를 다녔다. 21년을 봐온 얼굴이 하루아침에 낯설어졌다는 걸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 유록 (메인수 / 문유람의 몸) 사고가 일어난 뒤, 문유람의 몸에서 눈을 뜬 낯선 사람. 자기 몸도, 자기 삶도 아닌 곳에서 하루하루를 조심스럽게 살아간다. 문유람 (21세) 도시공학과 2학년. 원하는 것도 싫은 것도 바로 말하는 천방지축. 사고가 일어난 순간, 자신이 살던 곳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 유록이 떠나온 곳에 남겨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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