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났지만, 갈증은 끝나지 않았다. 말라붙은 우물과 모래에 묻힌 밭. 황폐해진 발테른에서 자밀은 오늘도 물길을 찾는다. 누군가는 미련이라 불렀지만, 자밀에게는 버릴 수 없는 고향이었다. 그곳에 먼 동쪽에서 온 상인, 렌이 찾아온다. 셈에 밝고, 처세에 능하고, 웃는 얼굴로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남자. 잠시 머물다 떠날 줄 알았던 그는 이상하게도 손해 보는 일에 자꾸 끼어든다. 정확히는, 자밀이 하는 일에만. “여긴 돈 벌기 좋은 곳이 아닌데.” “압니다.” “그런데 왜 아직 있어?” “저도 그게 궁금하군요.” 물을 구하려던 거래는 마을의 내일을 바꾸고, 잠깐의 동행은 돌아갈 때를 잊게 한다. 그러나 자밀에게는 지켜야 할 땅이, 렌에게는 돌아가야 할 삶이 있다. 이 마음이 깊어지기 전에 떠나는 편이 현명할 텐데. 사막에서 가장 무모한 거래가 시작된다. 가진 것을 걸고도, 무엇을 얻게 될지 알 수 없는. **《사막에 피는 붉은 꽃》**
전쟁은 끝났지만, 갈증은 끝나지 않았다. 말라붙은 우물과 모래에 묻힌 밭. 황폐해진 발테른에서 자밀은 오늘도 물길을 찾는다. 누군가는 미련이라 불렀지만, 자밀에게는 버릴 수 없는 고향이었다. 그곳에 먼 동쪽에서 온 상인, 렌이 찾아온다. 셈에 밝고, 처세에 능하고, 웃는 얼굴로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남자. 잠시 머물다 떠날 줄 알았던 그는 이상하게도 손해 보는 일에 자꾸 끼어든다. 정확히는, 자밀이 하는 일에만. “여긴 돈 벌기 좋은 곳이 아닌데.” “압니다.” “그런데 왜 아직 있어?” “저도 그게 궁금하군요.” 물을 구하려던 거래는 마을의 내일을 바꾸고, 잠깐의 동행은 돌아갈 때를 잊게 한다. 그러나 자밀에게는 지켜야 할 땅이, 렌에게는 돌아가야 할 삶이 있다. 이 마음이 깊어지기 전에 떠나는 편이 현명할 텐데. 사막에서 가장 무모한 거래가 시작된다. 가진 것을 걸고도, 무엇을 얻게 될지 알 수 없는. **《사막에 피는 붉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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