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풍]“마음에 없는 혼담까지도 하려는 사람이 왜, 나를 이용할 생각은 하지 않는 건지 궁금하군.” 백부 집안의 잔인한 학대에 허덕이는 스무살 상연에게 완제국 최고 문벌귀족인 설태호가 손을 내민다. 조카 문호의 독선생인 상연을 수도 북서안으로 데리고 가겠다는 것이다. 유일한 희망이 과거에 급제하여 밤거 마을을 떠나는 것인 상연에게 그것은 구명줄 같은 제안이다. “같이 가지.” “……” “북서안으로.” 그러나 위험하고 매력적인 이 남자에게는 상연을 데리고 가는 어떤 다른 목적이 있는 것만 같다. 설태호(공) 32->33살 #미남공 #후회공 #장군공 #흑막공 #무인공 #문벌귀족공 #상처공 #의심많공 #다도좋공 이상연(수) 20->21살 #미인수 #도망수 #독선생수 #순진수 #문인수 #가난수 #머리좋수 #다도싫수 #일공일수 #동양풍 *공이 10대 후반, 아버지에게 속아 북방 귀족의 딸과 혼인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다만 여자의 광증이 심했던 탓에 혼인식 때 외에는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고, 혼인 후 한 달 만에 여자는 우물에 빠져 자살하면서 혼인 관계가 끝나게 됩니다. 참고해주세요. *작품 초입의 상연과 태호의 만남은 <제인에어>의 제인과 로체스터가 만나는 장면의 오마주입니다. 또한 태호의 캐릭터 설정은 로체스터에게서 영감을 받았음을 밝힙니다. ******************************************************************************** “어차피 이 집에서는 나가기로 하였던 일이 아닙니까.” “그야 그대 혼자 결정한 일이지.” “저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히 저의 일입니다. 승상이 아니라.” 상연의 강한 어세에 설태호의 입 끝이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상연은 본능적으로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올 말들이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너의 일에, 더는, 내가, 관여할 수, 없다?” 일부러 툭툭 끊어 뱉으며 말꼬리를 올려 던지는 말에 상연의 낯도 차게 굳었다. “……” “그래서 황제에게 지방으로 보내달라는 원을 청했나? 그것도 역시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겠고?” 그제야 상연은 설태호가 화 난 진짜 이유를 깨달았다. 지방으로 가게 해달라는 청 때문이었다. 그의 화가 이해가 되면서도 그것을 이해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모순된 감정. “그러합니다.” “무엇이 그러해?” “폐하께서 원을 물으시기에 지방으로 가고 싶다 하였고, 제 거취는 승상께서 관여할 바 없습니다.” “하아” 설태호는 치밀어 오르는 화 때문인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순간적으로 그의 이마에는 마치 일부러인 듯 푸르스름한 혈관이 솟아올랐다. 난데없이 상연은 그 이마의 핏줄을 보면서 설태호의 **에 솟아올라 있는 검붉고 굵은 맥이 떠올랐다. 자신은 이 남자에 미친 건가. 스스로가 한심스러웠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설태호가 원망스러웠다. 상연의 갈색 동공에 자맥질하듯 솟아올랐다가 가라앉는 혼란을 집요하게 응시하던 설태호가 말했다. “지금도 그런 눈으로 보는 주제에 날 떠난다?” 설태호에게 들킨 자신의 욕망과 혼란이 수치스러워 상연은 비명처럼 말했다. “왜, 저한테 이러십니까.” “너는 나를 못 떠나.” *자유연재 *표지 : pixabay *가상의 국가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메일 : crevasse1315@naver.com
[동양풍]“마음에 없는 혼담까지도 하려는 사람이 왜, 나를 이용할 생각은 하지 않는 건지 궁금하군.” 백부 집안의 잔인한 학대에 허덕이는 스무살 상연에게 완제국 최고 문벌귀족인 설태호가 손을 내민다. 조카 문호의 독선생인 상연을 수도 북서안으로 데리고 가겠다는 것이다. 유일한 희망이 과거에 급제하여 밤거 마을을 떠나는 것인 상연에게 그것은 구명줄 같은 제안이다. “같이 가지.” “……” “북서안으로.” 그러나 위험하고 매력적인 이 남자에게는 상연을 데리고 가는 어떤 다른 목적이 있는 것만 같다. 설태호(공) 32->33살 #미남공 #후회공 #장군공 #흑막공 #무인공 #문벌귀족공 #상처공 #의심많공 #다도좋공 이상연(수) 20->21살 #미인수 #도망수 #독선생수 #순진수 #문인수 #가난수 #머리좋수 #다도싫수 #일공일수 #동양풍 *공이 10대 후반, 아버지에게 속아 북방 귀족의 딸과 혼인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다만 여자의 광증이 심했던 탓에 혼인식 때 외에는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고, 혼인 후 한 달 만에 여자는 우물에 빠져 자살하면서 혼인 관계가 끝나게 됩니다. 참고해주세요. *작품 초입의 상연과 태호의 만남은 <제인에어>의 제인과 로체스터가 만나는 장면의 오마주입니다. 또한 태호의 캐릭터 설정은 로체스터에게서 영감을 받았음을 밝힙니다. ******************************************************************************** “어차피 이 집에서는 나가기로 하였던 일이 아닙니까.” “그야 그대 혼자 결정한 일이지.” “저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히 저의 일입니다. 승상이 아니라.” 상연의 강한 어세에 설태호의 입 끝이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상연은 본능적으로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올 말들이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너의 일에, 더는, 내가, 관여할 수, 없다?” 일부러 툭툭 끊어 뱉으며 말꼬리를 올려 던지는 말에 상연의 낯도 차게 굳었다. “……” “그래서 황제에게 지방으로 보내달라는 원을 청했나? 그것도 역시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겠고?” 그제야 상연은 설태호가 화 난 진짜 이유를 깨달았다. 지방으로 가게 해달라는 청 때문이었다. 그의 화가 이해가 되면서도 그것을 이해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모순된 감정. “그러합니다.” “무엇이 그러해?” “폐하께서 원을 물으시기에 지방으로 가고 싶다 하였고, 제 거취는 승상께서 관여할 바 없습니다.” “하아” 설태호는 치밀어 오르는 화 때문인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순간적으로 그의 이마에는 마치 일부러인 듯 푸르스름한 혈관이 솟아올랐다. 난데없이 상연은 그 이마의 핏줄을 보면서 설태호의 **에 솟아올라 있는 검붉고 굵은 맥이 떠올랐다. 자신은 이 남자에 미친 건가. 스스로가 한심스러웠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설태호가 원망스러웠다. 상연의 갈색 동공에 자맥질하듯 솟아올랐다가 가라앉는 혼란을 집요하게 응시하던 설태호가 말했다. “지금도 그런 눈으로 보는 주제에 날 떠난다?” 설태호에게 들킨 자신의 욕망과 혼란이 수치스러워 상연은 비명처럼 말했다. “왜, 저한테 이러십니까.” “너는 나를 못 떠나.” *자유연재 *표지 : pixabay *가상의 국가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메일 : crevasse131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