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믹 에어리어(Cosmic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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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버스 #타임리프 #오해 #삽질 #재회 #구원 #디스토피아 그날 나는 그를 구하려고 시간을 되돌렸다. 하지만 이번엔, 그가 나를 지키고 있었다. ‘지금밖에 없어.’ 돌핀헤드(수)는 숨을 삼킨 뒤, 손목을 가볍게 돌려 통신기를 활성화했다. <UNTITLED / 긴급신호 / 1회 전송>. 화면엔 미리 지정해 둔 암호 코드가 깜빡이고 있었다. 꼴깍. 침 삼키는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서둘러 전송 버튼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거, 아직 쓰고 있었네.” 그 타이밍에 볼프레이에(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핀헤드는 얼어붙은 채 숨을 멈췄다. 통신기를 움켜쥐고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 볼프레이에가 제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겉으론 평정해 보였지만, 눈빛은 평소보다 더 깊었다. 돌핀헤드는 말을 잇지 못한 채 펜던트를 쥐었다. 펜던트는 어느새 차갑게 식어 있었다. 볼프레이에가 여유롭게 기지개를 켜며 시선을 옥상 너머로 돌렸다. “여기, 네가 제일 좋아했던 데였잖아. 기억나?” 그 말 한마디에, 돌핀헤드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목에 걸린 듯했다. 그는 제가 기억하지 못한 시간까지 껴안은 채 자연스럽게 곁에 머물고 있었다. 그 사실을 인식할 때마다 제 안에 거센 파도가 일었다. 펜던트와 통신기, 이제는 둘 다 숨기기 어려운 상태였다. 정작 볼프레이에는 옥상 난간에 팔을 기댄 채 도시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심한 얼굴이었기에 돌핀헤드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때 볼프레이에가 시선을 돌려오며 나직이 물었다. “통신 내용, 중요한 거였어?” 돌핀헤드는 대답 대신 눈을 깜빡였다. 입을 열지 망설이다가 이내 어깨를 움츠렸다. “아냐. 그냥, 예전 거 확인하다가 실수로 눌렀어.” 어설펐지만 제 나름대로 최선이었다. 다만 볼프레이에는 제 대답에 작게 웃었다. 웃음 같지 않은 웃음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뭐가?” “네가 아직 나한테 다 말 안 하는 거. 그게 네 방식이라는 거, 나도 이제 좀 알 것 같아서.” 놀랍도록 담담한 말이어서 오히려 더 아릿하게 다가왔다. 단단히 잠가 두었던 마음의 문이 일순간 벌어지는 듯했다. 오묘한 감정에 마음속 깊은 곳이 요동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괜찮아. 내가 먼저 기다릴게. 네가 먼저 다가오도록.” 볼프레이에의 말에 돌핀헤드는 눈을 내리깔았다. 손에 쥔 펜던트가 문득 따뜻하게 느껴졌다. — 볼프레이에(공): 짝사랑 상대인 돌핀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이동하는 S급 에스퍼. 시간 능력자. 돌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날, 시간을 되돌린 건 우발적인 사건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우연을 가장하여 하나씩 고쳐 나가볼까? #에스퍼공 #짝사랑공 #수한정다정공 #능글공 #직진공 #대형견공 #분리불안공 #순정공 #동정공 #재벌공 #미남공 돌핀헤드(수): 한때는 A급 가이드였으나, 이제는 죽는 것만이 소원인 돌연변이 가이드. 센터의 비밀을 밝히려다가 돌연변이로 분류되었다. 자꾸만 저를 따라다니며 방해하는 볼프가 성가시다. 그런데 왜 이 상황이 낯설지 않을까? 저를 바라보는 볼프의 눈빛이 꼭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듯해서 의아하다. #가이드수 #까칠수 #무심수 #조울증수 #비밀있수 #먼치킨수 #외유내강수 #동정수 #미인수 — 표지 이미지: pinterest E-mail: pulpalam@gmail.com 계약작입니다. 연재 중 키워드 수정 및 추가될 수 있습니다. 1부 3인칭 공시점, 2부 3인칭 수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가이드버스 #타임리프 #오해 #삽질 #재회 #구원 #디스토피아 그날 나는 그를 구하려고 시간을 되돌렸다. 하지만 이번엔, 그가 나를 지키고 있었다. ‘지금밖에 없어.’ 돌핀헤드(수)는 숨을 삼킨 뒤, 손목을 가볍게 돌려 통신기를 활성화했다. <UNTITLED / 긴급신호 / 1회 전송>. 화면엔 미리 지정해 둔 암호 코드가 깜빡이고 있었다. 꼴깍. 침 삼키는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서둘러 전송 버튼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거, 아직 쓰고 있었네.” 그 타이밍에 볼프레이에(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핀헤드는 얼어붙은 채 숨을 멈췄다. 통신기를 움켜쥐고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 볼프레이에가 제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겉으론 평정해 보였지만, 눈빛은 평소보다 더 깊었다. 돌핀헤드는 말을 잇지 못한 채 펜던트를 쥐었다. 펜던트는 어느새 차갑게 식어 있었다. 볼프레이에가 여유롭게 기지개를 켜며 시선을 옥상 너머로 돌렸다. “여기, 네가 제일 좋아했던 데였잖아. 기억나?” 그 말 한마디에, 돌핀헤드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목에 걸린 듯했다. 그는 제가 기억하지 못한 시간까지 껴안은 채 자연스럽게 곁에 머물고 있었다. 그 사실을 인식할 때마다 제 안에 거센 파도가 일었다. 펜던트와 통신기, 이제는 둘 다 숨기기 어려운 상태였다. 정작 볼프레이에는 옥상 난간에 팔을 기댄 채 도시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심한 얼굴이었기에 돌핀헤드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때 볼프레이에가 시선을 돌려오며 나직이 물었다. “통신 내용, 중요한 거였어?” 돌핀헤드는 대답 대신 눈을 깜빡였다. 입을 열지 망설이다가 이내 어깨를 움츠렸다. “아냐. 그냥, 예전 거 확인하다가 실수로 눌렀어.” 어설펐지만 제 나름대로 최선이었다. 다만 볼프레이에는 제 대답에 작게 웃었다. 웃음 같지 않은 웃음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뭐가?” “네가 아직 나한테 다 말 안 하는 거. 그게 네 방식이라는 거, 나도 이제 좀 알 것 같아서.” 놀랍도록 담담한 말이어서 오히려 더 아릿하게 다가왔다. 단단히 잠가 두었던 마음의 문이 일순간 벌어지는 듯했다. 오묘한 감정에 마음속 깊은 곳이 요동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괜찮아. 내가 먼저 기다릴게. 네가 먼저 다가오도록.” 볼프레이에의 말에 돌핀헤드는 눈을 내리깔았다. 손에 쥔 펜던트가 문득 따뜻하게 느껴졌다. — 볼프레이에(공): 짝사랑 상대인 돌핀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이동하는 S급 에스퍼. 시간 능력자. 돌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날, 시간을 되돌린 건 우발적인 사건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우연을 가장하여 하나씩 고쳐 나가볼까? #에스퍼공 #짝사랑공 #수한정다정공 #능글공 #직진공 #대형견공 #분리불안공 #순정공 #동정공 #재벌공 #미남공 돌핀헤드(수): 한때는 A급 가이드였으나, 이제는 죽는 것만이 소원인 돌연변이 가이드. 센터의 비밀을 밝히려다가 돌연변이로 분류되었다. 자꾸만 저를 따라다니며 방해하는 볼프가 성가시다. 그런데 왜 이 상황이 낯설지 않을까? 저를 바라보는 볼프의 눈빛이 꼭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듯해서 의아하다. #가이드수 #까칠수 #무심수 #조울증수 #비밀있수 #먼치킨수 #외유내강수 #동정수 #미인수 — 표지 이미지: pinterest E-mail: pulpalam@gmail.com 계약작입니다. 연재 중 키워드 수정 및 추가될 수 있습니다. 1부 3인칭 공시점, 2부 3인칭 수시점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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