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관을 타락 시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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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5년 차 회사원이었던 나. 그 누구보다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의 배신과, 꿈도 희망도 없는 지독하게 무미건조한 일상뿐이었다. 이제는 모든 게 지쳤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도,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아내로 사는 것도. 그렇게 모든 걸 끝내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눈을 떠보니, 낯선 세계였다. 내가 빙의한 여인은 이미 몰락해버린 후작가의 딸 아델라인 이스티나 였다. ‘차라리 남은 여생은 원하는 것을 즐기며 살자.’ 다짐했던 것도 잠시. 수중엔 남은 돈 한 푼 없었다. 그때, 아리아 백작부인에게서 ‘엘리엇 대공의 시녀’ 자리를 제안받는다. 황제의 사생아이자, 악명 높은 바람둥이. 하지만 보수는 충분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대공저의 직속 시녀로 일하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테오도르 대신관을 유혹해 환속시키면, 원하는 만큼 보수를 드리겠습니다.” 테오도르. 제국에서 가장 신성한 존재이자, 신의 축복을 받은 사내. 나는 처음 그를 마주한 순간을 기억했다. 그는 마치 천사를 의인화한 듯한 존재였다. 세속적인 욕망과는 거리가 먼, 신의 대리인처럼 테오도르는 다른 이들 사이에서 홀로 고결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성결한 모습은 순수한 호기심과 함께 그를 시험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가슴 한켠에 짙게 스몄다. 원하는 것을 이루고, 대가까지 받을 수 있다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 그를 유혹하는데 성공했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도리어 집착하기 시작했다. 테오도르의 입꼬리가 느리게 올라갔다. "내가 흥분하는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얀 손가락이 얇은 슈미즈 사이로 파고들어 아델라인의 속살을 지분거렸다. "그때 그렇게 호기롭게 말하던 당신은 어디 갔죠?" 한 때 맑고 순수했던 푸른 눈동자는 광기에 물든 채, 천천히 나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미계약작 enokaru@gmail.com

평범한 5년 차 회사원이었던 나. 그 누구보다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의 배신과, 꿈도 희망도 없는 지독하게 무미건조한 일상뿐이었다. 이제는 모든 게 지쳤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도,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아내로 사는 것도. 그렇게 모든 걸 끝내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눈을 떠보니, 낯선 세계였다. 내가 빙의한 여인은 이미 몰락해버린 후작가의 딸 아델라인 이스티나 였다. ‘차라리 남은 여생은 원하는 것을 즐기며 살자.’ 다짐했던 것도 잠시. 수중엔 남은 돈 한 푼 없었다. 그때, 아리아 백작부인에게서 ‘엘리엇 대공의 시녀’ 자리를 제안받는다. 황제의 사생아이자, 악명 높은 바람둥이. 하지만 보수는 충분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대공저의 직속 시녀로 일하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테오도르 대신관을 유혹해 환속시키면, 원하는 만큼 보수를 드리겠습니다.” 테오도르. 제국에서 가장 신성한 존재이자, 신의 축복을 받은 사내. 나는 처음 그를 마주한 순간을 기억했다. 그는 마치 천사를 의인화한 듯한 존재였다. 세속적인 욕망과는 거리가 먼, 신의 대리인처럼 테오도르는 다른 이들 사이에서 홀로 고결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성결한 모습은 순수한 호기심과 함께 그를 시험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가슴 한켠에 짙게 스몄다. 원하는 것을 이루고, 대가까지 받을 수 있다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 그를 유혹하는데 성공했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도리어 집착하기 시작했다. 테오도르의 입꼬리가 느리게 올라갔다. "내가 흥분하는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얀 손가락이 얇은 슈미즈 사이로 파고들어 아델라인의 속살을 지분거렸다. "그때 그렇게 호기롭게 말하던 당신은 어디 갔죠?" 한 때 맑고 순수했던 푸른 눈동자는 광기에 물든 채, 천천히 나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미계약작 enokar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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