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바다가 나를 집어삼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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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팔아버린 내 몸값은 평민 가족이 겨우 보름 정도 먹고 살 수 있는 1만 아데나였다. 베도니아 백작가라는 지옥에서 또 다른 지옥으로 옮겨가는 것뿐인 삶의 가격. 영원히 열리지 않을 새장 속의 새처럼 허망한 미래가 그려졌다. 나는 얼굴도 모르는 남편과의 결혼식을 위해 올라탄 배에서, 새하얗고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다. 검은 바다가 나를 집어삼키도록. 약속대로, 제발 어디로든 데려가달라고 말이다. * * * 세이렌들의 고향이자 이종족의 왕국인 세르디온을 떠나겠다는 내 말에 아트라스의 눈꺼풀이 잘게 떨렸다. 마치 신께 고해성사를 하듯 차분하면서도 격한 목소리였다.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준 것은 너야, 포사.” “하지만…….” “그때 네게 구원받았던 것처럼 이젠 내가 널 지킬게.” 아트라스의 눈가가 고통을 삼킨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로운 그의 얼굴이 슬픔에 일그러졌다. “그러니까…… 제발 그 긴 시간을 다시 기다리게 하지 마.” ------- 문의 prettyme9@naver.com

아버지가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팔아버린 내 몸값은 평민 가족이 겨우 보름 정도 먹고 살 수 있는 1만 아데나였다. 베도니아 백작가라는 지옥에서 또 다른 지옥으로 옮겨가는 것뿐인 삶의 가격. 영원히 열리지 않을 새장 속의 새처럼 허망한 미래가 그려졌다. 나는 얼굴도 모르는 남편과의 결혼식을 위해 올라탄 배에서, 새하얗고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다. 검은 바다가 나를 집어삼키도록. 약속대로, 제발 어디로든 데려가달라고 말이다. * * * 세이렌들의 고향이자 이종족의 왕국인 세르디온을 떠나겠다는 내 말에 아트라스의 눈꺼풀이 잘게 떨렸다. 마치 신께 고해성사를 하듯 차분하면서도 격한 목소리였다.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준 것은 너야, 포사.” “하지만…….” “그때 네게 구원받았던 것처럼 이젠 내가 널 지킬게.” 아트라스의 눈가가 고통을 삼킨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로운 그의 얼굴이 슬픔에 일그러졌다. “그러니까…… 제발 그 긴 시간을 다시 기다리게 하지 마.” ------- 문의 prettyme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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