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겨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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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한복판을 돌아다니던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저대로 두면 치일 것 같아 냅다 들쳐업고 동물병원에 데려가니 웬걸.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 보컬로 이름깨나 날리던 나의 첫사랑 남겨울이 수의사가 돼서 진료실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다시 만난 열여덟의 첫사랑은, 여전하지 못한 서른 한 살의 마음에도 여전히 눈이 부셨다. 게다가, 심지어, 나보다 먼저 나를 좋아했단다. 아무래도 이건 하늘이 내린 운명인가 싶다. 첫사랑과의 끝사랑을 다짐하며 후진 기어도, 브레이크도 뽑고 풀악셀을 밟으려는데, 그는 자꾸 직진하려는 나를 멈춰 세우고선 미안하다고만 한다. “나 그냥 너 좋아할래. 내가 너 싫어질 때까지, 딱 그때까지만 좋아하면 되잖아.” “미안해, 미안해 안나야.” 좋아한다는 사람 앞에 두고 뭐가 그렇게 미안해서 자꾸 사과만 하는 건지 묻고 싶었다. 나 너 좋아하고, 너도 나 좋아하면 끝 아니냐고. 뭐가 그렇게 복잡하냐고. 얼마 안 가 알았다. 내 첫사랑이 많이 아프다는 걸. 죽을지도 모른다는 걸.

도로 한복판을 돌아다니던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저대로 두면 치일 것 같아 냅다 들쳐업고 동물병원에 데려가니 웬걸.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 보컬로 이름깨나 날리던 나의 첫사랑 남겨울이 수의사가 돼서 진료실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다시 만난 열여덟의 첫사랑은, 여전하지 못한 서른 한 살의 마음에도 여전히 눈이 부셨다. 게다가, 심지어, 나보다 먼저 나를 좋아했단다. 아무래도 이건 하늘이 내린 운명인가 싶다. 첫사랑과의 끝사랑을 다짐하며 후진 기어도, 브레이크도 뽑고 풀악셀을 밟으려는데, 그는 자꾸 직진하려는 나를 멈춰 세우고선 미안하다고만 한다. “나 그냥 너 좋아할래. 내가 너 싫어질 때까지, 딱 그때까지만 좋아하면 되잖아.” “미안해, 미안해 안나야.” 좋아한다는 사람 앞에 두고 뭐가 그렇게 미안해서 자꾸 사과만 하는 건지 묻고 싶었다. 나 너 좋아하고, 너도 나 좋아하면 끝 아니냐고. 뭐가 그렇게 복잡하냐고. 얼마 안 가 알았다. 내 첫사랑이 많이 아프다는 걸. 죽을지도 모른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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