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국의 망나니 영애로 환생했다
"나는... 널 구하려는 거야, 안나." 믿었던 소꿉친구가 나를 죽였다. 평생을 가족 없이 살아왔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기억해주지 않던 인생. 혼자 힘으로 버거운 세상을 짊어질 때 누구보다 힘이 되어주던 그였다. 그런 그마저 나를 버렸다. 그동안 손꼽아 기다려왔던, 내 중요한 업적이 완성되는 그날에. "너는 알아야 해. 진짜 네가 누구였는지." 그는 죽어가는 의식과 싸우는 내 눈을 친히 감겨주었다. 그의 손끝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다음 생에서 만나자, 내 아가씨.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뜻 모를 말만 남기고 그는 내 곁을 떠났다. 나를 영원의 잠에 빠트려놓은 채로. ** 눈 떠보니 악명 높은 제국의 백작 영애가 되어있었다. 허영심 강하고 사치가 심한, 어리광쟁이 영애 레일리 슈. 내가 전생에서 나라 말아먹을 놈이라며 그토록 욕했던 망나니 무리의 네 명 중 하나가 내 두 번째 삶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그들은 이 제국의 오점으로 불리는 존재였던 것 같은데. 이 망나니들, 생각보다 건전했다. 사치와 향락, 방탕한 삶과 넘쳐났던 음모들. 매주 그들이 모일 때마다 터져나오던 제국의 사건사고는 어디 가고... "집중 안 하나?" "아, 아닙니다." 왜 그들과 정치 이야기를 진지하게 논하고 민생을 살피는 나만 남아있는 걸까. 겨우 그들의 분위기에 맞추어 적응해나갈 무렵, 이 망나니들의 사교클럽 '포르투나 블레스'에 사실은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멤버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에반?" 모든 걸 꿰뚫어버릴 듯 매서운 삼백안, 이마를 모두 덮어버린 곱슬한 갈색 머리. 평범한 성인 남성쯤은 가뿐히 압도하는 너른 어깨와 체격까지. 그 익숙한 풍채를 모를 리 없었다. 제 5의 멤버로서 익숙하다는 듯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를 보고 난 일순간 얼어버렸다. ...자연스럽게 굴어야 하는데. 겨울 폭풍을 닮은 에메랄드빛 눈. 나를 마주한 뒤, 한동안 잠잠했던 그의 사나운 눈에 다시금 세찬 폭풍이 일었다. 미계약작_메일 : clyu8580@gmail.com 표지 - unsplash #소꿉친구 #서스펜스 #조직물 #업보가큰짝사랑순애남 #까칠남주 #무자각남주 #남주들차차등장
"나는... 널 구하려는 거야, 안나." 믿었던 소꿉친구가 나를 죽였다. 평생을 가족 없이 살아왔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기억해주지 않던 인생. 혼자 힘으로 버거운 세상을 짊어질 때 누구보다 힘이 되어주던 그였다. 그런 그마저 나를 버렸다. 그동안 손꼽아 기다려왔던, 내 중요한 업적이 완성되는 그날에. "너는 알아야 해. 진짜 네가 누구였는지." 그는 죽어가는 의식과 싸우는 내 눈을 친히 감겨주었다. 그의 손끝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다음 생에서 만나자, 내 아가씨.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뜻 모를 말만 남기고 그는 내 곁을 떠났다. 나를 영원의 잠에 빠트려놓은 채로. ** 눈 떠보니 악명 높은 제국의 백작 영애가 되어있었다. 허영심 강하고 사치가 심한, 어리광쟁이 영애 레일리 슈. 내가 전생에서 나라 말아먹을 놈이라며 그토록 욕했던 망나니 무리의 네 명 중 하나가 내 두 번째 삶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그들은 이 제국의 오점으로 불리는 존재였던 것 같은데. 이 망나니들, 생각보다 건전했다. 사치와 향락, 방탕한 삶과 넘쳐났던 음모들. 매주 그들이 모일 때마다 터져나오던 제국의 사건사고는 어디 가고... "집중 안 하나?" "아, 아닙니다." 왜 그들과 정치 이야기를 진지하게 논하고 민생을 살피는 나만 남아있는 걸까. 겨우 그들의 분위기에 맞추어 적응해나갈 무렵, 이 망나니들의 사교클럽 '포르투나 블레스'에 사실은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멤버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에반?" 모든 걸 꿰뚫어버릴 듯 매서운 삼백안, 이마를 모두 덮어버린 곱슬한 갈색 머리. 평범한 성인 남성쯤은 가뿐히 압도하는 너른 어깨와 체격까지. 그 익숙한 풍채를 모를 리 없었다. 제 5의 멤버로서 익숙하다는 듯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를 보고 난 일순간 얼어버렸다. ...자연스럽게 굴어야 하는데. 겨울 폭풍을 닮은 에메랄드빛 눈. 나를 마주한 뒤, 한동안 잠잠했던 그의 사나운 눈에 다시금 세찬 폭풍이 일었다. 미계약작_메일 : clyu8580@gmail.com 표지 - unsplash #소꿉친구 #서스펜스 #조직물 #업보가큰짝사랑순애남 #까칠남주 #무자각남주 #남주들차차등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