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는 발모리아의 공주 이사벨라. 그녀에게 카시안 드레이몽은 삶의 구원이자 다정한 연인이었다. 그러나 혁명군의 수장이었던 그는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이제 그의 지옥에서 이사벨라는 기도한다. 잔인하고 달콤한 당신의 파멸을…. *** “그러면 카시안, 당신은 혁명군의 편이었나요? 처음부터?” 물기 젖은 목소리가 형편없이 떨려 나왔지만 괜찮았다. 듣지 않아도 답을 알기에 무너진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을 뿐이었다. “응, 맞아요. 내가 혁명군의 총사령관입니다.” “그래서 날 지켜보는 게 재미있었나요, 사령관님? 혁명군이 미워한 푸른 피를 가지고 노는 게 재미있었나요?” 그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이사벨라는 눈을 감았다. 눈물이 넘쳐 흘렀지만, 사랑이라 착각했던 잔인한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예뻤어.” 모순된 말과 함께 카시안의 입술이 바르르 떨리는 눈꺼풀에 닿았다. “하지 마!” 이사벨라가 주먹으로 밀쳐내자 선선히 멀어진 카시안은 그녀를 고요하게 내려다보았다.
미움받는 발모리아의 공주 이사벨라. 그녀에게 카시안 드레이몽은 삶의 구원이자 다정한 연인이었다. 그러나 혁명군의 수장이었던 그는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이제 그의 지옥에서 이사벨라는 기도한다. 잔인하고 달콤한 당신의 파멸을…. *** “그러면 카시안, 당신은 혁명군의 편이었나요? 처음부터?” 물기 젖은 목소리가 형편없이 떨려 나왔지만 괜찮았다. 듣지 않아도 답을 알기에 무너진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을 뿐이었다. “응, 맞아요. 내가 혁명군의 총사령관입니다.” “그래서 날 지켜보는 게 재미있었나요, 사령관님? 혁명군이 미워한 푸른 피를 가지고 노는 게 재미있었나요?” 그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이사벨라는 눈을 감았다. 눈물이 넘쳐 흘렀지만, 사랑이라 착각했던 잔인한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예뻤어.” 모순된 말과 함께 카시안의 입술이 바르르 떨리는 눈꺼풀에 닿았다. “하지 마!” 이사벨라가 주먹으로 밀쳐내자 선선히 멀어진 카시안은 그녀를 고요하게 내려다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