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다지 미련은 없는 삶이었다. 마지막에 어린애를 구하다 죽을 줄은 몰랐지만…. 꽤 평범하고 나쁘지 않은 삶이었다. 죽어서 망자가 되었을 때, 영혼이 맑으니 저승사자가 되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만기를 채우면 원하는 삶으로 환생을 시켜주겠다.” ‘완전 개꿀 아닌가?’ 저승에서 이보다 좋은 조건의 제안이 있을까? 소현은 달콤한 말에 홀려 계약했다. 근무 기간이 100년이었지만,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 봤다. 그래, 그때까진 괜찮았다. 계약서의 기한이 600년으로 갑자기 바뀐 걸 보기 전까지는. *** 바다를 머금은 것처럼 짙은 남색의 짧은 머리카락이 선선한 바람에 약하게 흩날렸다. 청색(靑色) 눈동자가 햇빛을 머금자 마치 맑은 옥구슬처럼 빛나는 듯했다. “왜 그러셨어요?” 저의를 알 수 없는 행동에 소현이 끝내 질문을 던졌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보다 수희가 나지막이 답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어서.” “…….” “그래서 그리하였다.” 담담하게 흘러나온 말. 그런데 왜 당신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일까. 소현은 입을 달싹였다. 그는 바보였다. 여전히 스스로를 돌볼 줄 모르고 허상을 쫓기 바쁘지. ‘…내가 널 첫눈에 알아본 것도 모르면서.’ 네가 날 보지 않을 때. 내가 널 보고 있었다는 것도 모르면서. Mail_phkio895@naver.com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다지 미련은 없는 삶이었다. 마지막에 어린애를 구하다 죽을 줄은 몰랐지만…. 꽤 평범하고 나쁘지 않은 삶이었다. 죽어서 망자가 되었을 때, 영혼이 맑으니 저승사자가 되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만기를 채우면 원하는 삶으로 환생을 시켜주겠다.” ‘완전 개꿀 아닌가?’ 저승에서 이보다 좋은 조건의 제안이 있을까? 소현은 달콤한 말에 홀려 계약했다. 근무 기간이 100년이었지만,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 봤다. 그래, 그때까진 괜찮았다. 계약서의 기한이 600년으로 갑자기 바뀐 걸 보기 전까지는. *** 바다를 머금은 것처럼 짙은 남색의 짧은 머리카락이 선선한 바람에 약하게 흩날렸다. 청색(靑色) 눈동자가 햇빛을 머금자 마치 맑은 옥구슬처럼 빛나는 듯했다. “왜 그러셨어요?” 저의를 알 수 없는 행동에 소현이 끝내 질문을 던졌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보다 수희가 나지막이 답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어서.” “…….” “그래서 그리하였다.” 담담하게 흘러나온 말. 그런데 왜 당신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일까. 소현은 입을 달싹였다. 그는 바보였다. 여전히 스스로를 돌볼 줄 모르고 허상을 쫓기 바쁘지. ‘…내가 널 첫눈에 알아본 것도 모르면서.’ 네가 날 보지 않을 때. 내가 널 보고 있었다는 것도 모르면서. Mail_phkio89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