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려낸 대가는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닐 텐데.” 제국의 가장 낮은 곳, 마물들의 비명만이 가득한 북부 전선의 수호자로 살았던 에르나 브라이트. 그녀는 가문의 서녀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십수 년간 검술과 마력을 닦으며 헌신했다. 하지만 공작가가 원한 것은 승전보가 아닌, 에르나가 가진 전설적인 마력 핵의 적출이었다. 가족이라 믿었던 이들에게 심장을 꿰뚫린 채 버려진 에르나. 차가운 눈바람 속에서 의식이 꺼져가던 순간,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제국의 저주받은 그림자이자 ‘전쟁광’이라 불리던 알렉릭 폰 발트 대공이었다. “죽음조차 네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에르나. 내가 허락하지 않았으니.” 그가 강제로 쏟아부은 금기의 마력 덕분에 숨을 이어붙인 에르나는, 5년 전 자신의 모든 명예가 찬탈당하기 직전의 시점으로 회귀한다. 다시 주어진 삶, 에르나는 더 이상 가문의 방패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자신을 도구로 썼던 이들을 파멸시키기 위해, 그녀는 이번 생의 가장 위험한 패인 알렉릭 대공의 손을 먼저 잡는다. 하지만 복수가 선명해질수록 에르나의 몸은 타들어 가는 마력의 반동으로 무너져 내린다. 격렬한 통증과 함께 입가로 울컥 피를 토해낼 때마다, 차갑기만 했던 알렉릭의 눈동자에는 집착에 가까운 슬픔이 서린다. "입가에 묻은 피는 닦지 마라. 네가 이토록 아파하는 모습을 내가 확인해야겠으니."
“나를 살려낸 대가는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닐 텐데.” 제국의 가장 낮은 곳, 마물들의 비명만이 가득한 북부 전선의 수호자로 살았던 에르나 브라이트. 그녀는 가문의 서녀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십수 년간 검술과 마력을 닦으며 헌신했다. 하지만 공작가가 원한 것은 승전보가 아닌, 에르나가 가진 전설적인 마력 핵의 적출이었다. 가족이라 믿었던 이들에게 심장을 꿰뚫린 채 버려진 에르나. 차가운 눈바람 속에서 의식이 꺼져가던 순간,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제국의 저주받은 그림자이자 ‘전쟁광’이라 불리던 알렉릭 폰 발트 대공이었다. “죽음조차 네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에르나. 내가 허락하지 않았으니.” 그가 강제로 쏟아부은 금기의 마력 덕분에 숨을 이어붙인 에르나는, 5년 전 자신의 모든 명예가 찬탈당하기 직전의 시점으로 회귀한다. 다시 주어진 삶, 에르나는 더 이상 가문의 방패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자신을 도구로 썼던 이들을 파멸시키기 위해, 그녀는 이번 생의 가장 위험한 패인 알렉릭 대공의 손을 먼저 잡는다. 하지만 복수가 선명해질수록 에르나의 몸은 타들어 가는 마력의 반동으로 무너져 내린다. 격렬한 통증과 함께 입가로 울컥 피를 토해낼 때마다, 차갑기만 했던 알렉릭의 눈동자에는 집착에 가까운 슬픔이 서린다. "입가에 묻은 피는 닦지 마라. 네가 이토록 아파하는 모습을 내가 확인해야겠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