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가끔, 그런 날이 있었다. 저도 모르게 정신이 휙 나가버려서, 충동적으로 안 하던 짓을 하는 날. 서정우에게는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도망쳐서, 생애 처음으로 한 일탈이었다. “미쳤어요?” 그 순간에 정우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었더라면, 아마 서정우는 차가운 바다에 그대로 까무룩 잠기고 말았으리라. ** “인생이라는 게 너무 이상하고 지치는 거지만, 그냥… 살아봐야겠다는 그 마음만 붙잡으면, 길가에 핀 풀꽃 하나로도 행복해지기도 하는 게 사람이더라고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현의 목소리는 옅은 웃음이 묻어났지만, 어쩐지 정우에게 그 목소리는 너무도 슬프게 들렸다. “진짜 이상하죠.” 정우가 뺨에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쳐내며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지 않다.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서정우는 그간 아현이 꺾어다 준 다정한 색의 풀꽃으로 조금이나마 살아냈다. 우울에 잠겨 있다가도, 당신의 그림자가 드리우면 문득 그곳에서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바라보게 됐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아직도 멀고 멀게만 느껴졌지만, 당신의 곁에 있으면… 정우도 가끔은 그것이 제 근처를 어른거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잔뜩 구겨지고 너덜너덜해져서 엉망진창이더라도, 살아있는 쪽이 이기는 거더라고요.” 정말요? 진짜로,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되는 걸까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질문들이 목을 매게 했다. 그러나, 서정우에게는 아현을 믿는다는 선택지뿐이었다. 바닷물에 그대로 가라앉아 다시 펼쳐볼 수도 없었을 뻔했던 정우의 삶을, 어떻게든 건져내 형태라도 유지시켜 준 것은 오롯하게 아현의 공로였으니까. 정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임아현뿐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조금만 살아봐요, 정우 씨…….” 아현의 정성만큼 단단하게 자신을 껴안고 있는 그의 팔이 조금, 떨리는 것도 같았다. 정우는 꼭 어린아이같이 울음을 토해냈다. ——— #현대물 #치유물 #쌍방구원 #일상물 #잔잔물 #연상수 #무심수 #헌신수 > #도망수 #연하공 #미남공 #울보공 #대형견공 #자낮공 > #벤츠공 ——— * 1부 공시점 * 캐릭터의 우울 묘사가 짙으니 감상에 주의 바랍니다. * 미계약작 * hongyeri00@gmail.com
살다 보면 가끔, 그런 날이 있었다. 저도 모르게 정신이 휙 나가버려서, 충동적으로 안 하던 짓을 하는 날. 서정우에게는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도망쳐서, 생애 처음으로 한 일탈이었다. “미쳤어요?” 그 순간에 정우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었더라면, 아마 서정우는 차가운 바다에 그대로 까무룩 잠기고 말았으리라. ** “인생이라는 게 너무 이상하고 지치는 거지만, 그냥… 살아봐야겠다는 그 마음만 붙잡으면, 길가에 핀 풀꽃 하나로도 행복해지기도 하는 게 사람이더라고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현의 목소리는 옅은 웃음이 묻어났지만, 어쩐지 정우에게 그 목소리는 너무도 슬프게 들렸다. “진짜 이상하죠.” 정우가 뺨에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쳐내며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지 않다.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서정우는 그간 아현이 꺾어다 준 다정한 색의 풀꽃으로 조금이나마 살아냈다. 우울에 잠겨 있다가도, 당신의 그림자가 드리우면 문득 그곳에서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바라보게 됐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아직도 멀고 멀게만 느껴졌지만, 당신의 곁에 있으면… 정우도 가끔은 그것이 제 근처를 어른거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잔뜩 구겨지고 너덜너덜해져서 엉망진창이더라도, 살아있는 쪽이 이기는 거더라고요.” 정말요? 진짜로,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되는 걸까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질문들이 목을 매게 했다. 그러나, 서정우에게는 아현을 믿는다는 선택지뿐이었다. 바닷물에 그대로 가라앉아 다시 펼쳐볼 수도 없었을 뻔했던 정우의 삶을, 어떻게든 건져내 형태라도 유지시켜 준 것은 오롯하게 아현의 공로였으니까. 정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임아현뿐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조금만 살아봐요, 정우 씨…….” 아현의 정성만큼 단단하게 자신을 껴안고 있는 그의 팔이 조금, 떨리는 것도 같았다. 정우는 꼭 어린아이같이 울음을 토해냈다. ——— #현대물 #치유물 #쌍방구원 #일상물 #잔잔물 #연상수 #무심수 #헌신수 > #도망수 #연하공 #미남공 #울보공 #대형견공 #자낮공 > #벤츠공 ——— * 1부 공시점 * 캐릭터의 우울 묘사가 짙으니 감상에 주의 바랍니다. * 미계약작 * hongyeri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