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네 죽음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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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야에서 열 걸음. 그 이상 벗어나면, 적의 칼에 닿기 전에 내 손에 먼저 목이 꺾일 거다.” 가문이 멸문당하고 끌려온 최전방의 생지옥. 열아홉의 에우렐이 바라는 건 하나였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 그런데 전장의 지배자인 나이시스는 도저히 그가 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얇은 척추를 으스러뜨릴 듯 옭아매는 억센 팔뚝과 펄펄 끓는 체온. 에우렐은 숨 막히는 통제 속에서 기꺼이 사내의 종자 노릇을 했다. 언젠가 저 오만한 목줄을 제 손으로 쥐고 흔들 날을 기약하며. 그리고 마침내 판이 뒤집힌 날. 세상에서 가장 잔혹하고 오만한 지배자가, 기꺼이 스스로 목줄을 찬 채 에우렐의 발밑에 무릎을 꿇었다. 핏기가 가신 새하얀 소년의 손등 위로 붉은 입술이 떨어졌다. "기꺼이. 나의 왕이시여."

“내 시야에서 열 걸음. 그 이상 벗어나면, 적의 칼에 닿기 전에 내 손에 먼저 목이 꺾일 거다.” 가문이 멸문당하고 끌려온 최전방의 생지옥. 열아홉의 에우렐이 바라는 건 하나였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 그런데 전장의 지배자인 나이시스는 도저히 그가 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얇은 척추를 으스러뜨릴 듯 옭아매는 억센 팔뚝과 펄펄 끓는 체온. 에우렐은 숨 막히는 통제 속에서 기꺼이 사내의 종자 노릇을 했다. 언젠가 저 오만한 목줄을 제 손으로 쥐고 흔들 날을 기약하며. 그리고 마침내 판이 뒤집힌 날. 세상에서 가장 잔혹하고 오만한 지배자가, 기꺼이 스스로 목줄을 찬 채 에우렐의 발밑에 무릎을 꿇었다. 핏기가 가신 새하얀 소년의 손등 위로 붉은 입술이 떨어졌다. "기꺼이. 나의 왕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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