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화원

21명 보는 중
0개의 댓글

17

·

14

·

5

#수인물 #재회물 #현대물 #첫사랑 #미남공 #미인수 #계략공 #소심수 #인어공 #백조수 “오랜만이야, 이림아.” “…누구세요?” “형 기억 안 나?” 훤칠한 키에 반듯한 이목구비. 고이림의 세계에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현관으로 들어섰다. 주춤, 뒤로 물러나 자리를 내어주자 남자는 매끈한 옥스포드화로 현관 앞 단차를 올라갔다. 그러면서 살짝 뒤돌아 눈매를 휘며 말했다. “원형 형이잖아.” 여전히 물음표 가득한 눈으로 고이림을 바라본 선원형이 성큼, 거실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옥스포드화 뒷축과 앞코가 연이어 바닥을 울리며 또각또각, 경쾌하면서도 무거운 소리를 냈다. 고이림은 뒤따르면서도 그가 걸어간 길목을 눈으로 바삐 좇았다. “기억 안 나는구나. 괜찮아.” 그정도 쯤은 이해해주겠다는 듯, 선심 쓰는 어조가 불쾌할만도 하건만. 고이림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선원형을 애타게 바라보았다. 곧 선원형이 걸음을 멈춘 곳은 거실 끝 유리창 앞이었고 고작 그곳에 선 것만으로 집안이 몹시 작아보인다는 착각이 들었다. “고이림 씨.” 친절한 목소리와 유연한 낯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방심하고 있던 고이림의 어깨가 바짝 긴장하며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뒤이어 느리게 되묻는 목소리가 나왔다.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네?” “필요한 짐만 챙겨요. 아니, 몸만 와도 좋고.” “무슨…. 것보다 구두는 벗고 들어오….” 그의 말을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눈앞에 상황을 해결하려 입을 열었으나 곧이어 들린 선원형의 목소리에 그만 입을 헤벌린 채 바보처럼 서 있어야 했다. “고이림 씨, 어제부로 나한테 팔렸어요.” 팔려? 고이림은 사정없이 흔들리는 눈으로 미끄러져 다가오는 선원형을 응시했다. 코앞에 선 선원형은 고개를 들고 보아야 시선이 맞았고, 그마저도 고개를 내려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고이림의 얼굴을 가리고도 남는 손으로 백옥으로 뒤덮인 말랑한 뺨을 톡 두드렸다. 그러자 헤벌어졌던 입이 닫히고 커다란 눈동자가 긴 속눈썹을 팔랑 흔들며 닫힌 눈꺼풀 속으로 사라졌다가 안타까움을 느낄 새도 없이 나타났다. 선원형은 그게 몹시 즐거워 환히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토록 기다려온 어린 신랑에게 말했다. “그래서 나, 고이림 씨와 결혼하려고.” 고이림 25세 171cm / 백조수, 병약수, 미인수, 한품수, 소심수 오리 수인 틈 속에서 자란 백조 수인. 세상 물정이라곤 15평 빌라가 전부이다. 어린 시절 모친을 여의고 병치레가 잦았던 고이림은 부친과 새엄마, 의붓동생 고도영에게 애지중지 키워졌으나 그저 15평 빌라 안에 갇힌 우물 안 미운오리새끼였다. 그런 고이림의 세계를 철저히 짓밟고 처들어 온 건 철없는 어린 시절의 약속을 지키러 온 선원형이었다. 선원형 32세 190cm / 인어공, 짝사랑공, 미남공, 집착공, 계략공 전설로 여겨지는 인어 수인이자 선양건설의 후계자. 가업 승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첫사랑 고이림을 언제나 주시하고 있다. 돈이 필요한 고이림의 부친과 고이림을 거래한 선원형은 그 작디작은 15평 빌라 우물 속에서 아껴온 백조의 공간을 철없는 어린 시절 약속의 공간으로 옮긴다. 드디어 고이림이 제 손에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비정기연재

#수인물 #재회물 #현대물 #첫사랑 #미남공 #미인수 #계략공 #소심수 #인어공 #백조수 “오랜만이야, 이림아.” “…누구세요?” “형 기억 안 나?” 훤칠한 키에 반듯한 이목구비. 고이림의 세계에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현관으로 들어섰다. 주춤, 뒤로 물러나 자리를 내어주자 남자는 매끈한 옥스포드화로 현관 앞 단차를 올라갔다. 그러면서 살짝 뒤돌아 눈매를 휘며 말했다. “원형 형이잖아.” 여전히 물음표 가득한 눈으로 고이림을 바라본 선원형이 성큼, 거실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옥스포드화 뒷축과 앞코가 연이어 바닥을 울리며 또각또각, 경쾌하면서도 무거운 소리를 냈다. 고이림은 뒤따르면서도 그가 걸어간 길목을 눈으로 바삐 좇았다. “기억 안 나는구나. 괜찮아.” 그정도 쯤은 이해해주겠다는 듯, 선심 쓰는 어조가 불쾌할만도 하건만. 고이림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선원형을 애타게 바라보았다. 곧 선원형이 걸음을 멈춘 곳은 거실 끝 유리창 앞이었고 고작 그곳에 선 것만으로 집안이 몹시 작아보인다는 착각이 들었다. “고이림 씨.” 친절한 목소리와 유연한 낯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방심하고 있던 고이림의 어깨가 바짝 긴장하며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뒤이어 느리게 되묻는 목소리가 나왔다.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네?” “필요한 짐만 챙겨요. 아니, 몸만 와도 좋고.” “무슨…. 것보다 구두는 벗고 들어오….” 그의 말을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눈앞에 상황을 해결하려 입을 열었으나 곧이어 들린 선원형의 목소리에 그만 입을 헤벌린 채 바보처럼 서 있어야 했다. “고이림 씨, 어제부로 나한테 팔렸어요.” 팔려? 고이림은 사정없이 흔들리는 눈으로 미끄러져 다가오는 선원형을 응시했다. 코앞에 선 선원형은 고개를 들고 보아야 시선이 맞았고, 그마저도 고개를 내려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고이림의 얼굴을 가리고도 남는 손으로 백옥으로 뒤덮인 말랑한 뺨을 톡 두드렸다. 그러자 헤벌어졌던 입이 닫히고 커다란 눈동자가 긴 속눈썹을 팔랑 흔들며 닫힌 눈꺼풀 속으로 사라졌다가 안타까움을 느낄 새도 없이 나타났다. 선원형은 그게 몹시 즐거워 환히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토록 기다려온 어린 신랑에게 말했다. “그래서 나, 고이림 씨와 결혼하려고.” 고이림 25세 171cm / 백조수, 병약수, 미인수, 한품수, 소심수 오리 수인 틈 속에서 자란 백조 수인. 세상 물정이라곤 15평 빌라가 전부이다. 어린 시절 모친을 여의고 병치레가 잦았던 고이림은 부친과 새엄마, 의붓동생 고도영에게 애지중지 키워졌으나 그저 15평 빌라 안에 갇힌 우물 안 미운오리새끼였다. 그런 고이림의 세계를 철저히 짓밟고 처들어 온 건 철없는 어린 시절의 약속을 지키러 온 선원형이었다. 선원형 32세 190cm / 인어공, 짝사랑공, 미남공, 집착공, 계략공 전설로 여겨지는 인어 수인이자 선양건설의 후계자. 가업 승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첫사랑 고이림을 언제나 주시하고 있다. 돈이 필요한 고이림의 부친과 고이림을 거래한 선원형은 그 작디작은 15평 빌라 우물 속에서 아껴온 백조의 공간을 철없는 어린 시절 약속의 공간으로 옮긴다. 드디어 고이림이 제 손에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비정기연재

수인물재회물첫사랑미남공미인수계략공소심수짝사랑공병약수집착공
loading
인어의 화원 | 디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