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서낭나무 아래서 눈을 뜬 순간, 하은길은 에본베일 제국의 공녀 이졸데가 되어 있었다. 공작가의 적통. 황태자의 신부 후보. 누구나 부러워할 이름과 몸. 그러나 그녀에게는 돌아가야 할 남편과 아이가 있었다. 황태자의 신부가 될 수 없었다. 권력의 정점에 서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저 살아남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도서관의 책장 사이에서, 황금빛 밀밭 아래 숨은 사슬에서, 황실의 연회와 지하 경매장에서 그녀는 보게 된다. 이 아름다운 제국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누가 사람을 사람이라 부르지 않는지. 돈과 지식과 권력이 누구의 손에서 칼이 되는지. 그녀는 혁명가가 아니었다. 다만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 말했고, 사람을 사람이라 불렀으며, 지식은 누군가를 지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 쓰여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검은 베일에 덮인 제국의 가장 오래된 거짓을 흔들기 시작한다.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누군가는 반드시 사라진다.
검은 서낭나무 아래서 눈을 뜬 순간, 하은길은 에본베일 제국의 공녀 이졸데가 되어 있었다. 공작가의 적통. 황태자의 신부 후보. 누구나 부러워할 이름과 몸. 그러나 그녀에게는 돌아가야 할 남편과 아이가 있었다. 황태자의 신부가 될 수 없었다. 권력의 정점에 서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저 살아남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도서관의 책장 사이에서, 황금빛 밀밭 아래 숨은 사슬에서, 황실의 연회와 지하 경매장에서 그녀는 보게 된다. 이 아름다운 제국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누가 사람을 사람이라 부르지 않는지. 돈과 지식과 권력이 누구의 손에서 칼이 되는지. 그녀는 혁명가가 아니었다. 다만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 말했고, 사람을 사람이라 불렀으며, 지식은 누군가를 지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 쓰여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검은 베일에 덮인 제국의 가장 오래된 거짓을 흔들기 시작한다.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누군가는 반드시 사라진다.

